산업 산업일반

반도체 바로미터 '마이크론' 실적 부진… 삼성·SK 1분기 '먹구름'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30 05:00

수정 2023.03.30 05:00

반도체 바로미터 '마이크론' 실적 부진… 삼성·SK 1분기 '먹구름'
[파이낸셜뉴스] 반도체 업황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이 사상 최악의 손실을 기록하며 세계 반도체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반도체)와 SK하이닉스의 동반 적자를 예상하며 각각 최대 4조원이 넘는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했다.

마이크론 사상 최대 손실

30일 메모리반도체 업계 3위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재고 상각에 따라 사상 최대 손실을 냈다. 2023 회계연도 2분기(작년 12월∼지난 2월) 순손실은 23억달러(약 3조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순이익 22억6000만달러) 대비 적자 전환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는 2003년 2분기에 기록했던 GAAP(일반회계원칙) 기준 사상 최대 손실이던 19억4000만달러(약 2조5227억원)를 넘어선다.

마이크론이 사상 최대를 낸 원인으로는 14억달러(약 1조8205억원)의 재고를 상각했기 때문이다.


매출도 36억9000만달러(한화 약 4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반토막(53%) 났다.

3분기 전망도 흐리다. 마이크론은 3분기(3~5월)에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가량 감소한 35억~39억달러(약 4조5500억원~5조600억원) 정도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장기 전화 전망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반도체 산업이 2025년 시장 규모 면에서 기록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매출액은 회계연도 2분기에 바닥을 쳤다고 생각하며 회계연도 3분기에는 매출액이 늘 것으로 본다"며 "데이터센터 고객들의 재고 수준은 올해 말까지 상대적으로 건전한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고 상각에 따른 영향을 제외하면 대차대조표상 재고자산 회전일수(DIO)가 회계연도 2분기에 정점을 찍었으며 분기 실적에서 전분기 대비 매출액이 성장세로 전환하는 시점에 가까워졌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춘 서버는 일반 서버의 몇 배에 달하는 메모리칩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확산하며 데이터센터 수요도 커져 수요 감소세가 해소된다는 것이다.

삼성·SK 1분기 최대 4억 손실 전망

반도체 업황의 바로미터인 마이크론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거두며 메모리 반도체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1·4분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꼈다.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4분기 매출은 64조6000억원으로 전년(77조7000억 원)보다 16.8% 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으로 전년(14조1000억원)보다 89.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달 초 전망치인 매출 64조8000억원, 영업이익 1조9000억원에서 하향된 전망치다. 분기 영업이익으로는 2009년 1·4분기 5930억원 이후 최저다.

삼성전자 실적 감소 전망은 DS부문 사업 부진 영향이 크다. DS부문의 1·4분기 실적 전망치는 최소 1조9060억원(현대차증권)에서 최대 4조4710억원(대신증권)에 이른다.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1·4분기 영업손실은 최소 3조2000억원(IBK증권)에서 최대 4조2280억원(대신증권)이 예상된다.

한편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가격이 20%가량 급락했으며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격 하락폭은 2분기에 10~15%로 둔화할 전망이지만 당장 하반기에 수요가 회복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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