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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기소...수갑차고 머그샷 찍나(종합)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31 07:48

수정 2023.03.31 10:19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그와 성추문이 난 성인물 배우 /사진=AFP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그와 성추문이 난 성인물 배우 /사진=AFP연합뉴스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현직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형사기소됐다. 이번 기소는 오는 2024년 대선 재도전을 선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권 도전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다만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기소된 만큼 보통의 피고인처럼 수갑을 차고 포토라인에 설지는 불투명한데 전직 대통령으로서 엄중한 경호 대상인만큼 백악관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이 검찰, 법원과 협의해 삼엄한 경비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기소된 트럼프 내년도 대권 도전에 타격?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CNBC 등 미국 언론은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이날 성인 배우에게 성추문 입막음을 위한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도 트럼프가 기소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AP통신에 확인한 만큼 며칠 안에 공소장이 공개되면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약 5년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조사해 온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트럼프가 지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전직 포르노 배우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13만달러를 지급한 의혹에 초점을 맞춰왔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족기업인 트럼프그룹을 통해 코언에게 13만달러를 변제하면서 회사 내부 문건에 '법률 자문 비용'이라고 기재해 기업 문서 조작을 금지한 뉴욕주 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기업 문서 조작은 경범죄에 불과하지만, 선거법 위반과 같은 또 다른 범죄를 감추기 위해 회사 기록을 조작했다면 중범죄로 기소할 수 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는 사상 첫 전직 대통령 기소다. 대선에 도전하는 트럼프에게는 상당한 악재다. 반대로 이 기소가 보수 지지층을 결집할 경우 공화당 경선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변호인과 판사가 증거 제출, 향후 재판 일정 등을 협의하고 정식 재판 시작까지는 적어도 수개월, 통상 1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트럼프의 대권 도전길이 험난해진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검찰과 협의 후 조만간 맨해튼 지검 출석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검찰과 협의해 조만간 맨해튼 지검에 출석해 형식적인 체포 상태에서 법원으로 이동해 기소인부절차를 진행, 공소 사실 인정 여부에 대해 답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맨해튼지검에 자진해서 출석하더라도 그 즉시 공식적으로는 절차상 체포되는 것이다.

검찰청에서 그는 다른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촬영하고 지문을 스캔하며 유전자를 채취당하는 것은 물론 법적 권리 등을 알리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검찰 수사관들은 이름, 생년월일, 주소 등 간단한 질문을 하고 체포보고서를 작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중범죄로 기소되면 수갑을 차고 포토라인을 지나 법정으로 향하는 것이 관례인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도 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직 대통령으로서 엄중한 경호를 받는 신분이라는 점에서 이 과정을 생략할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NYT)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번 기소를 정치적 기회로 활용하고 싶어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히려 수갑을 차고 포토라인에 서겠다는 뜻을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한다.

피고인은 법원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리다 법정에 나와 기소인부절차를 진행한다.

다만 경호 요원들이 모든 과정에 동행해 삼엄한 경계를 펼쳐야 한다는 점에서 특별 대기실이 마련되거나, 대기 없이 곧바로 법정에 입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소인부절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 또는 변호인이 유죄 인정 여부에 답변하게 된다.
물론 무죄를 주장할 가능성이 거의 100%로 관측된다.

트럼프 측은 맨해튼의 배심원들이 정치적 이유로 불공정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아예 맨해튼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재판받게 해달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비교적 가벼운 중범죄 혐의를 받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도주 우려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기소인부절차 후 곧바로 석방돼 마러라고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유죄'라고 써진 팜플릿을 들고 있는 한 미국 시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는 유죄'라고 써진 팜플릿을 들고 있는 한 미국 시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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