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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시 공무원 훈수한 시골 군수 "안된다 말고 전문 역량 갖춰 대안 제시해라"

황태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03 14:23

수정 2023.04.03 14:23

박우량 신안군수, 광주 광산구 공무원 150여명 대상 특강해 호평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사진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3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공무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후 박병규 광산구청장(다섯 번째) 및 광산구 공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광산구 제공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사진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가 3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공무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 후 박병규 광산구청장(다섯 번째) 및 광산구 공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광산구 제공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안 됩니다', '어렵습니다' 말고 공직자로서 전문 역량을 갖춰 1안, 2안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가 광주광역시 광산구 공무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면서 전문 역량 강화를 통한 대안 제시를 강조해 호평을 받았다.

3일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박우량 군수가 이날 구청 7층 윤상원홀에서 150여명의 공직자를 대상으로 '1004섬을 상상하다'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날 특강은 상생과 혁신을 민선 8기 구정 핵심 가치로 내세운 박병규 광산구청장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광산구 공직자들은 1004개 섬으로 흩어진 신안군이 세계 최고의 관광마을로 선정되고 국내 유일의 '햇빛연금'을 성공시킨 혁신 비결을 듣고자 박 군수의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실제로 신안군은 보라색 등 독특한 색깔 마케팅과 섬을 대표하는 특색 있는 꽃과 나무를 조화롭게 밀집시켜 전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시설물, 식당 식기, 주민의 옷 등 온 섬을 보라색으로 꾸민 인구 150여명의 퍼플섬(반월·박지도)의 경우 지난 2021년 12월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로부터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에 선정되면서 국제적인 명성도 얻고 있다.

지난 한 해 퍼플섬을 찾은 방문객은 무려 38만5000여명에 달한다.

신안군은 아울러 햇빛과 바람으로 만든 전력 수익의 일부를 발전 시설 인근 주민들에게 배당하는 이른바 '햇빛연금'을 국내 유일하게 시행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년 8개월 동안 전체 군민의 20%에 달하는 7377명이 총 54억원을 배당받았다. 이를 위해 기업, 금융기관, 주민을 설득하는 일에 4년이 걸렸다는 게 박 군수의 설명이다.

신안군은 해상풍력발전을 유치하면 오는 2028년까지 주민 1명당 월 50만원의 배당금을 기대하고 있다. '햇빛연금'은 인구소멸 1위 지역인 신안군에 인구 유입효과를 가져오는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박 군수는 강조했다.

박 군수는 "지역의 특수한 여건을 상정하고 '어떻게 살아남을까'를 생각하니까 다른 지역에 없는 강점이 보이더라"면서 "광산구 역시 고유의 장점과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박 군수는 녹지 공간, 대학·연구기관 등 협업 가능한 기관의 존재 등을 광산의 장점으로 꼽았다.

박 군수는 "100억원 짜리 건물보다 동네 근처에 100평 짜리 숲을 만든다면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이다"면서 "송산근린공원에서 동곡 두물머리까지 명품30리길을 광산구가 제대로 만들면 지역민은 물론 광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감과 위로를 선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산구는 지역의 열악한 상황을 강점으로 전환시킨 박 군수의 이번 특강이 공직자에게 좋은 자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지역의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시켜 주민과 함께 희망을 일구는 과정이 인상 깊다"면서 "시민에게 이로움을 드리는 광산이 되도록 삶과 지역에서 상생과 혁신을 일궈가겠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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