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리인하’ 점치는 시장에… 한은 "최종금리 3.75% 될 수도" [한은, 금리 3.5% 또 동결]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11 18:24

수정 2023.04.11 18:59

만장일치 동결에도 인하엔 선그어
"0.25%p 금리인상 가능성 열어둬"
금통위원 7명 중 5명 매파적 입장
물가 불확실성·美 통화정책 변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에서 두 차례 연속 동결하되 "긴축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춰 잡은 동시에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향후 통화정책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유국 추가 감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 인플레이션 압력, 미국의 통화정책방향, 우리나라 수출경기 회복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한편 한국은행은 금융시장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리스크 우려가 커지는 데 대해서는 "대출 연체율이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우려 불식에 나섰다.


만장일치 동결에도 '추가인상 門' 열어둔 한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현행 3.50%에서 동결키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주요국에서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는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다"며 동결 이유를 밝혔다.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 금융안정 상황 및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다.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통화긴축' 기조는 유지하고 인플레이션 상황 등에 따라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금융통화위원 7명 중 5명은 3개월 내 기준금리를 3.75%로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뒀고, 1명만 3.50% 동결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동결로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이창용 총재의 매파적 발언을 '단기간 내 금리인하가 없다' 정도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에선 단기 금리가 올라가고는 있으나 여전히 기준금리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금통위 이후 전일 대비 0.039%p 오른 3.231%를 나타냈고 2년물, 5년물 금리는 소폭 올랐지만 기준금리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강 연구원은 "이미 시장에선 3개월 내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었고, 하반기 가서는 여전히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낮춰 잡은 것 또한 금리인하 기대감에 불을 붙이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채권 수익률이 많이 떨어졌다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1%대에 못 미칠 수 있다"며 "4·4분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반기 물가 불확실성+美 긴축 장기화 '변수'

중앙은행과 시장의 전망이 다소 엇갈리는 가운데 하반기 물가 불확실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이 향후 통화정책 변수로 꼽힌다.
최근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감산을 결정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흐름이다. 1·4분기에 미뤄진 전기·가스요금이 인상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 예상치보다 더디게 잡힐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5명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데 대해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으나 산유국 추가 감산이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 공공요금의 인상 시기·폭과 관련해 하반기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또 SVB 사태 이후 주요국, 특히 연준이 통화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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