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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尹 WP 인터뷰 발언 "與 거짓말로 더 망신"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4.25 15:46

수정 2023.04.25 15:47

"WP 기자 공개 원문에 주어 빠지지 않아"
"바이든, 날리면"과 비슷한 상황 벌어진 것
李 "국민 독해력 테스트 옳지 않은 일"
더불어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의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외신 인터뷰 비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더불어민주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회 의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외신 인터뷰 비판'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 대변인이 지난달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 대변인이 지난달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야권이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 중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릎을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것도 망신인데, 대통령이 말한 걸 여당이 어떻게 모면해 보겠다고 거짓말해 대통령을 더 망신스럽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대일굴욕대책위원회, 국회 강제동원 의원모임은 25일 연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WP 인터뷰 내용에 대해 "일본 극우세력 논리로 일본을 대변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WP와 인터뷰에서 "정말 100년 전의 일들을 가지고 지금 유럽에서는 전쟁을 몇 번씩 겪고 그 참혹한 전쟁을 겪어도 미래를 위해서 전쟁 당사국이 협력하고 하는데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자는 취지인데, 한글 원문을 보면 주어가 빠져있다"며 "이것으로 인해 해석에서 영어 번역이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게 번역됐다"고 해명했다.

유 대변인은 지난 24일에도 논평에서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역을 가지고 실제 발언은 확인하지도 않은 채 반일 감정을 자극하고 나선 것"이라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같은날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인터뷰를 보니까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으라고 한 것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문장이 있는데, '일본'이라는 주어가 해석에서 빠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의 인터뷰를 두고 오역 논란이 확산되자 WP 기자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녹음 내용을 재확인했다"면서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적었다.

리 기자 트위터 캡처. 사진=연합뉴스
리 기자 트위터 캡처.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WP 기자가 원문 그대로 보여주면서 주어가 빠지지 않았고 대통령이 말한 그대로 공개한다면서 내용을 보여줬다"면서 "지난 번 "바이든, 날리면" 하고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다녀와 국민들께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여당도 즉각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대통령이 국민께 사과하도록 말씀 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홍걸 무소속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마치 윤 대통령 결단이 김대중·오부치 선언 같은 반열에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는데 당시 합의문엔 분명히 과거를 직시한단 표현이 있었다"고면서 "그런데 그 후 아베 정권에서 강제동원은 없었다, 과거사에 대해 더 이상 사죄할 게 없다고 했다. 다시 말해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아베 정권 때 이미 파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전 김포골드라인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WP 발언 논란에 대해 "안보 관련해서는 당연히 초당적 협력이 있어야 한다"면서도 "지금 국민을 독해력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옳지 않은 일"이라고 꼬집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정경수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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