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경기동향 풍향계’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미국 물류업체 UPS가 25일(이하 현지시간) 실적발표를 통해 미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음을 암시했다.
미 최대 트럭 물류 업체인 UPS는 이날 분기 실적 발표에서 1·4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6% 감소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2% 급감했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밑돌았다.
UPS는 미 경기둔화와 함께 아시아 수요 둔화가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현 거시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당분간 수요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물량 7% 감소
CNN 등 외신에 따르면 UPS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경기둔화 여파로 시간이 갈수록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UPS는 1월 매출은 예상과 같은 수준이었지만 경기 둔화세 속에 3월 매출은 1년 전보다 7% 줄었다고 설명했다.
UPS는 이미 지난해 전망에서 올해 순익 마진이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고 예고한 바 있다.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터라 이를 기준으로 삼아 더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줄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이 같은 기저효과에 더해 경기둔화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올 전체 순익이 이전 전망치 하단에 머물 것으로 전망을 낮췄다.
미 GDP 6% 운반
UPS는 자사 물류 규모가 미 국내총생산(GDP)의 6% 수준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된 물자의 6%를 매일 나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UPS의 실적 둔화는 미 경제 활동 둔화를 가리킨다.
UPS의 미 국내 매출은 1년 전 151억달러에서 이번 1·4분기 150억달러로 소폭 줄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억6000만달러에서 14억7000만달러로 감소했다.
캐롤 톰 최고경영자(CEO)는 예상보다 미 소매매출 증가세가 더뎠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계속해서 수요가 위축돼 실적이 기대 이하였다고 설명했다.
톰 CEO는 현 거시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물류 물량이 계속해서 압박을 받을 것이라면서 생산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UPS는 올해 매출과 순익 전망치를 이전 전망 하단으로 낮췄다.
매출은 970억~992억달러 전망치의 하단인 970억달러, 영업이익마진율도 12.8~13.6% 전망치의 하단인 12.8%로 예상했다.
한편 미국의 1·4분기 GDP 통계는 27일 발표된다. 확정치까지 3번에 걸쳐 발표되는 통계 가운데 첫번째인 예비치다.
이코노미스트들을 비롯해 월스트리트는 올해 미 경제가 비록 골이 깊지는 않다고 해도 경기침체를 피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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