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패션

올 여름 축구복 닮은 '블록코어' 뜬다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1 16:12

수정 2023.05.11 16:12

무신사가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팝업 스토어에 참석한 뉴진스 멤버 혜인(왼쪽 첫번째)이 2000아카이브스의 '2000 풋볼 티셔츠' 착용하고 있다. 무신사 제공.
무신사가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팝업 스토어에 참석한 뉴진스 멤버 혜인(왼쪽 첫번째)이 2000아카이브스의 '2000 풋볼 티셔츠' 착용하고 있다. 무신사 제공.

위캔더스 '킹 싸커 저지'의 블록코어룩.
위캔더스 '킹 싸커 저지'의 블록코어룩.
[파이낸셜뉴스] 축구 유니폼을 일상복과 매치하는 '블록코어(Blokecore)룩'이 올 여름 트렌드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유니폼 스타일의 저지 티셔츠, 트랙 팬츠 등을 찾는 10·20대가 늘자 블록코어 스타일을 내세운 브랜드가 인기를 끄는가 하면 실제 스포츠팀 유니폼 판매량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요즘 가장 핫한 아이돌 그룹인 뉴진스의 패션 역시 스포츠 유니폼 스타일의 블록코어룩이다. 해외 패션 업계도 블록코어룩을 주목하면서 발렌시아가, 슈프림 등에서 유니폼을 모티브로 한 컬렉션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뉴진스도 입었다...'블록코어룩' 인기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 봄여름(SS) 시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블록코어는 영국에서 '사내아이'을 뜻하는 속어인 블록(Bloke)과 평범한 멋을 뜻하는'놈코어(normcore)'가 합쳐진 단어다. 영국의 펍(pub)이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축구팬 남성의 모습을 하나의 패션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인기 아이돌 그룹이 유니폼 패션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뉴진스는 지난해 발매한 데뷔곡 '어텐션(Attention)' 뮤직비디오에서 축구 유니폼을 입어 블록코어룩을 대중에 알렸다. 올해 3월에 열린 '2023 서울패션위크'에서도 뉴진스 멤버인 해린이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아조바이아조'의 싸커 티셔츠를 착용했으며, 이달 초에 또 다른 멤버 혜인이 무신사가 일본 도쿄에서 진행한 팝업 스토어에 2000아카이브스의 '2000 풋볼 티셔츠' 입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블랙핑크 제니도 '핑크 베놈(Pink Venom)' 뮤직비디오에서 아디다스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가이스트 저지'를 착용했다.

블록코어의 인기는 쇼핑몰 데이터 검색량에서도 입증된다. 에이블리가 지난 3월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유니폼'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375% 늘었다. 운동선수들이 경기 전, 후 체온 유지를 위해 입었던 '트랙탑'은 11배(1010%)가량 급증했다. 축구화 가방으로 활용되던 '짐색'도 330% 많이 검색됐다. 스포츠 선수복을 코디 아이템으로 매치하는 패션이 젊은 층 사이에서 '힙(Hip)'한 스타일링으로 급부상하며 높은 수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블록코어의 영향으로 유니폼 스타일의 아이템뿐만 아니라 스포츠 유니폼 판매량도 최근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스포츠 전문관 '무신사 플레이어'에 따르면 지난 3월 한달간 판매된 축구 유니폼 거래액은 전월 대비 63%, 야구 유니폼은 51% 증가했다. 블록코어 트렌드와 프로축구 및 야구 시즌 개막이 맞물린 영향이다.

럭셔리 브랜드도 블록코어룩 출시


급부상한 블록코어 트렌드에 발맞춰 인기를 끌고 있는 국내 브랜드로는 아메스 월드와이드, 위캔더스, 스페이드클럽서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브랜드는 공통적으로 엠블럼을 새기거나 어깨를 따라 선을 넣어 스포티한 무드를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을 출시하고 있다. 브랜드 로고를 스포츠팀명처럼 활용한 것도 주요 특징이다.

메디쿼터스가 전개하는 아메스 월드와이드는 최근 10·20세대 고객의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스트릿 캐주얼 브랜드다. 아메스 월드와이드가 이번 서머 컬렉션으로 선보인 '챔피언십 티'는 여유있는 실루엣으로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블록코어 티셔츠다. 해당 제품은 4000점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여성 반소매 티셔츠 카테고리에서 판매 기준으로 랭킹 10위권에 올랐다.

또 다른 스트릿 캐주얼 브랜드 위캔더스의 '킹 싸커 저지' 상품도 인기 상품 중 하나다. 레트로한 축구 유니폼처럼 광택감이 있는 소재에 앰블럼과 칼라 디테일로 포인트를 준 디자인으로 주목 받고 있다.

LF의 사내 벤처 프로젝트로 시작한 브랜드 '스페이드클럽서울' 역시 축구 유니폼을 모티브로 한 풋볼 티셔츠와 트랙 팬츠를 발매했다. '그리너리(Greenery) 문화'를 기반으로 이색적인 컨셉과 유니폼을 결합한 위트있는 디자인을 내세워 눈길을 끈다.

이밖에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 팔렛은 '스포츠 클럽 풋볼 져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컬러 배색 라인으로 포인트를 주고 백넘버 그래픽을 더해 스포티한 무드를 연출할 수 있다. 특히 20대 여성 소비자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다른 캐주얼 브랜드 예스아이씨는 경쾌한 컬러와 유니크한 패턴이 돋보이는 풋볼 저지 티셔츠를 발매했다. 체커보드와 로고를 조합한 패턴이 돋보이는 하늘색을 포함해 총 3종의 디자인을 판매한다. 남녀 구분 없이 입을 수 있는 유니섹스 제품이다.

해외 패션 업계도 블록코어룩을 주목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도 잇달아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템을 내놓으면서 트렌드에 불을 붙였다.
이 분야의 대표 브랜드로는 손꼽히는 발렌시아가가 지난해 뉴욕에서 공개한 2023 봄 컬렉션은 아디다스와 협업한 풋볼 셔츠와 트랙 수트를 선보였다. 스트리트 브랜드 슈프림, 팔라스 등도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유니폼을 모티브로 한 컬렉션을 출시한 바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스포츠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입는 굿즈였던 유니폼이 최근 일상에서 스포티하고 캐주얼하게 연출할 수 있는 블록코어룩으로 인기를 끌며 관련 상품의 판매량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며 "본격적인 여름 시즌을 앞두고 브랜드마다 각자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다양한 블록코어 스타일링을 무신사 스토어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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