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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앱토스" 수이 코인, 거품 빠지나 [코인브리핑]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4 11:08

수정 2023.05.14 11:08

수이 코인 가격 흐름. 코인게코 캡처
수이 코인 가격 흐름. 코인게코 캡처

[파이낸셜뉴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5대 원화 거래소에 동시 상장한 수이 코인(SUI)이 기대에 못 미치는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분석도 전문가마다 조금씩 엇갈리는 상황이다.

고점 대비 40% 빠졌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오전 10시30분 기준 수이의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56% 하락한 1445.44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1.68% 떨어진 1465원에 거래된다.

코인마켓캡 기준 상장한 이달 3일에 2306원까지 올랐던 수이 코인은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1360원대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40% 가까이 추락한 것이다.

국내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쟁글의 김재원 애널리스트는 "기본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은 주요 거래소에 신규 상장된 코인이라면 관심을 많이 갖는 편"이라며 "이 때문에 상장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코인들이 오히려 초기에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앱토스(APT)였다. 앱토스의 가격은 올해 1월 한 달 만에 480% 상승한 바 있다. 김재원 애널리스트는 "수이의 개발사인 미스턴 랩스는 앱토스 랩스처럼 경영진이 모두 메타(페이스북)의 블록체인 사업의 핵심 개발자였다. 또한 두 블록체인 모두 레이어1 기반"이라며 "수이도 앱토스와 유사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거란 기대감 때문에 초기 가격이 다소 높게 형성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韓 개미들, '글로벌 호구' 됐다"

일각에서는 "국내 코인 투자자들이 '가격 떠넘기기'에 당한 것"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수이 코인이 보여준 건 경영진이 메타 출신이라는 것밖에 없다"라며 "주요 거래소에 일제히 상장하면서, 최근 코인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던 투자자들이 가격 상승 기대감에 이끌려서 '폭탄 던지기, 가격 떠넘기기'에 동참한 걸로 보인다. 단타성, 투기성 매매로 보인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수이 코인 자체가 구체적인 서비스 모델이 있는 것도 아니고, 100억개를 발행한다고 하는데 장기 투자성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레이어1은 인프라 체인이라 당장 수익 모델을 만들기도 힘들다"라며 "이더리움도 생태계 구축에 아직 어려움을 겪는데 초기 기업이 어떤 걸 할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최화인 에반젤리스트는 "최근 알트코인(비트코인 제외 코인)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데, 단기적으로 급등과 급락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라며 "호재가 없어도 마켓 메이커가 거래를 이끌고 거래소는 수수료 수익을 가져간다. 피아트(명목화폐) 거래에서 원화 비중이 상당히 높다. 한국에서 가격을 떠안고 물량을 받아주는 '글로벌 호구'가 된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수이 로고
수이 로고

"코인 다 떨어졌다...모멘텀 기다려야"

반면, 국내 최초 거래소 코빗의 정석문 리서치센터장은 "상장 이전부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아 왔기 때문에, 국내 5대 거래소에 동시 상장했다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당장의 가격을 특정 시점과 연관시켜서 볼 필요는 없다.
현재의 가격이 뉴스거리가 될 것도 아니다"라고 일각의 우려감을 반박했다.

정석문 센터장은 "이달 3~4일에 상장했는데 이후에는 비트코인도, 이더리움도, 앱토스도 떨어졌다"라며 "짧은 기간에 좋은 개발자들이 프로젝트를 구성했고, 지금까지 모멘텀이 좋았다.
일반 유저들이 사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오면 가격이 충분히 오를 것이기 때문에, 커뮤니티 활동을 보면서 스스로 깨닫고 투자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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