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올 여름 이상기후에 폭염·폭우 동반하나?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8 05:00

수정 2023.05.18 05:00

연합뉴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 여름 지구온난화와 엘니뇨가 겹치면서 올해 비가 예년보다 훨씬 자주, 많이 내리면서 폭염이 겹치는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엘리뇨의 영향에 따른 기상 변화로 세계 식량원자재의 가격에 변동성을 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구온난화·엘리뇨 영향 겹칠 듯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엘니뇨가 애초 예상보다 한 달 빠른 5~7월 발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위도는 남위 5도부터 북위 5도, 경도는 서경 170~120도인 구역) 해수면 온도가 지난 4월부터 급상승하고 있다. 특히 9~10월에는 강한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도 있어 지속적인 예측이 필요하다는 기상청의 설명이다.

엘니뇨는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라니냐는 엘니뇨와 반대 현상인데 둘 다 이상현상이 아닌 자연현상이다.

엘니뇨는 초겨울(11~12월)이 '최성기'로 국내에 끼치는 영향도 이때가 크다.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늘어나고 기온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엘니뇨가 발생했던 2002년 7월 중순~8월 하순에는 남부지방 강수량이 최고 601.4㎜로 평년(343.7㎜)보다 크게 많은 비를 내렸다. 전국 강수량도 평년(375.4㎜)보다 많은 566㎜였다.

문제는 지구온난화와 겹치면서 폭우와 폭염이 같이 올 있다는 점이다. 비가 많이 내리면 보통 기온이 내려가지만 올해 꾸준히 기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서울에 벚꽃의 공식 개화일은 3월25일이다. 관측을 시작한 1922년 이래 두 번째 이른 개화다. 4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도 높은 13.1도로 역대 9번째로 더웠다. 특히 4월 상순 평균기온은 12.3도로 역대 2위, 중순도 13.8도로 역대 5위로 나타났다. 강원영월의 경우 지난달 19일 일 최고기온이 30도를 기록했다.

식량가격 급등 등 경제 악영향 우려

이상기후는 올해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엘니뇨의 발생 가능성이 커지자 세계 식량 원자재 시장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후변화로 생산량에 타격을 받은 원당(raw sugar) 시세는 올해 들어 세계적으로 30% 이상 올라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질 적색밀(hard red wheat)의 시세는 5월 들어 10% 급등하기도 했다.

반면 생산량이 늘어난 옥수수, 콩은 각각 올해 들어 13%, 8% 가격이 떨어졌다.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도매시장에서 양파는 2만2180원(15kg)으로 평년 대비 82.9%, 무는 51.3% 오른 1만 9380원(20kg)에 거래되고 있다.

반대로 급락한 재료도 있다.
소고기 가격은 현재 100g당 1만3888원으로 평년 가격 1만5314원 대비 10% 가량 떨어졌다.

양파는 올해 주산지인 전라남도 일대에 닥친 가뭄과 이상기온으로 작황 불량의 결과물이다.
지난 1년간 전라남도 일대에 내린 강수량은 평년 대비 75.7%에 불과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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