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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연구팀, 당겨도 찢기지 않는 연성 n-타입 반도체 개발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3 09:49

수정 2023.05.23 09:49

늘어나는 n형 고무-반도체-고무 스택 기반의 전자 장치./제공=부산대
늘어나는 n형 고무-반도체-고무 스택 기반의 전자 장치./제공=부산대

[파이낸셜뉴스] 깨지기 쉬운 유기반도체 필름을 고무 물질 사이에 삽입해 샌드위치 형태인 스택(stack)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세계 최초로 잡아당겨도 찢어지지 않는 n-type 유기반도체 기반 트랜지스터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부산대는 공과대학 전자공학과 심현석 교수팀이 유기반도체 공정 기술을 이용해 기계적 응력이 가해지는 경우 그 물질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획기적으로 줄여 세계 최초로 연성 n-type 반도체 및 트랜지스터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논문 제목은 연성 n형 고무·반도체·고무 스택 기반의 전자 장치다.

연성 반도체 물질은 일반적으로 주로 연성을 가진 p(positive)-타입 반도체 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왔다.

하지만 전자회로에서는 한가지 type만으로 모든 회로를 구성할 수 없기 때문에 p-type과 n(negative)-타입이 상호보완적으로 필요하다. 다시 말해 상보형 회로와 복잡한 회로, 광전자 디바이스 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연성 p-type뿐 아니라 연성 n-type 반도체도 필요한 것.

유기 연성 반도체는 물질 자체가 늘어나는 방식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
그동안 연성 n-type 반도체의 개발은 낮은 안정성과 낮은 전자 이동도와 같은 고유한 물질 특성으로 인해 제한돼 왔다. 이에 부산대 심 교수팀은 유기반도체 공정 기술을 이용해 가볍고 부드러우며 쉽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깨지기 쉬운 n-type 반도체에 연성을 부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서 최근 성공했다.

심현석 부산대 전자공학과 교수./제공=부산대
심현석 부산대 전자공학과 교수./제공=부산대

제1저자로 연구를 주도한 심 교수는 깨지기 쉬운 반도체 물질을 두 고무 물질 층 사이, 샌드위치 형태로 삽입해 높은 안정성과 전자 이동도를 가질 뿐만 아니라 기계적 응력에도 그 특성을 유지하는 n-type 반도체 물질을 개발했다.

심 교수는 “이번 결과는 기존의 p-type 기반으로 국한돼 왔던 연성 유기반도체의 연구가 n-type으로 확장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이번 소재와 공정 기술은 복잡한 공정과 물질 합성 없이 구현 가능한 이점이 있으며, 앞으로 p-type과 n-type 반도체가 동시에 필요한 연성 전자소자와 회로 분야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쿤지앙 유 교수, 노스웨스턴대학 토빈 막스, 안토니오 파케티 교수, 중국 둥난대학 빙하오 왕 교수, 한국 울산과학기술원 심교승 교수 연구진과 함께 국제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해당 논문은 전자 분야 세계 최고의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 5월 15일자에 게재됐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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