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 여름 극심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폭염 대비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에어컨 가동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부주의 등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에어컨 안전불감증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폭염 관련 지자체 지원을 조기에 실시하고, 냉방기기 안전사고 예방책을 전파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해 여름보다 더울 가능성은?
25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올해 6~8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각각 40%다. 반면 평년보다 낮을 확률은 각각 20로 낮게 나타났다.
호주와 캐나다 등 해외 기상청과 관계기관은 56%~64% 확률로 한국의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내 기상청의 예상보다 최대 25%가량 높은 셈이다.
최근 50년(1973∼2022년) 동안 국내 6월 평균기온은 1.4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7월과 8월 평균기온은 각각 0.9도 올랐다.
5월 들어 전국 대부분 지역에 기온이 상승하면서 강원도 등 일부 지역은 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16일 낮 강릉은 35.5도, 삼척 궁촌은 34.8도, 동해 33.5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강릉, 속초, 북강릉, 동해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5월 날씨를 보였다.
올 여름은 엘니뇨의 영향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올 하반기 전지구적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폭염과 폭우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올라간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하는 현상으로, 지구의 온도는 0.2도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 화재 매년 200건 이상 발생
재난안전 촐괄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올 여름 폭염에 대비해 전국 17개 시도에 특별교부세 124억원을 조기 지원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한달 정보 빠른 시기다. 지원 규모도 최근 5년(2018~2022년) 평균인 99억보다 25억원 많았다.
특교세는 △무더위쉼터 이용 활성화 △지능형 그늘막 등 폭염저감시설 설치 △농업인 등 폭염 취약계층 예찰활동 강화 등에 쓰이게 된다. 행안부는 5월 20일부터 9월30일을 폭염대책기간으로 지정했다.
여름철은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적지 않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NFDS)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에어컨으로 인한 화재는 1234건으로, 86명(사망11·부상75)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더위가 시작되는 5월부터 화재 건수가 증가하기 시작해 7~8월 기간 동안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했다. 에어컨 화재의 주요원인으로는 전기적요인이 78%(957건)로 가장 많았다.
소방당국은 냉방기기의 사용 유의사항을 전파하며 화재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에어컨 사용과 관련해 "실외기 전선은 이음부가 없는 단일 전선을 사용하고, 실외기 연결부 전선의 훼손 여부 등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며 "실외기 주위에 발화 위험이 있는 가연물이 있다면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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