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현대차 노조 "기본급 작년보다 70% 더, 상여금 800% 달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25 18:09

수정 2023.05.25 18:09

올해 역대급 '임금 인상' 요구
다음달 노사협상 가시밭길 예고
완성차·부품사 임금 도미노 긴장
미래차 전환기 투자동력 유지해야
현대차 노조 "기본급 작년보다 70% 더, 상여금 800% 달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차 전환을 목표로 투자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노사 교섭에서 사상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지난해 현대차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만큼 기본급을 지난해 인상액보다 70% 높이고, 성과급·상여금 등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받겠다는 입장이다.

정년연장안(현재 60세→64세)도 최우선 협상안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기아도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지침에 따라 현대차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을 요구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 '맏형'격인 현대차의 임금인상은 국내 완성차·부품업계에 연쇄적인 임금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현대차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결과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차 전환기, 대폭 인상 요구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부터 개최된 임시대의원회의에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을 기준으로 상여금 800%,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내용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요구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의원회의 최종 확정과 동시에 사측 통보가 이뤄지며, 다음달 본격적인 노사협상에 들어간다.

기본급 인상폭 18만4900원은 역대 최대 인상폭이었던 지난해 인상액 10만8000원(기본급 9만8000원+수당 1만원)보다도 71.2%나 많은 것이다. 통상, 노조의 기본급 요구안이 12만~14만원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대폭 증가한 것이다. 노조는 월 급여 성격의 상여금도 현재 750%에서 800%로 증액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임금 및 단체 협상의 단골손님으로 올라온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배분해달라'는 요구도 올해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7조9836억원)의 30%를 약 7만명인 전체 직원 수로 나누면 1인당 성과급 지급 규모가 34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노조는 이와 함께 직무·직책수당 등 각종 수당 인상도 요구할 계획이다. 노조는 지난해 경영성과금 200%+400만원에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원, 하반기 목표달성 격려금 100%, 미래차 산업 변화 대응 특별격려 주식 20주,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등을 받았다.

■'투자보다 임금' 부품사 예의주시

올해는 이보다 요구 수위를 대폭 높일 전망이다. 직원 차량 구매 할인 혜택 확대도 요구하기로 했다. 근속 연수 20년 이상~23년 미만 직원의 할인율을 24%, 23년 이상~25년 미만은 27%, 25년 이상은 30%로 조정하는 방안이다. 국내 공장의 신차 개발 및 양산 요구도 담길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의 임금인상 합의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게 일종의 척도로 작용한다"면서 "업체들마다 실적에 큰 차이가 있고, 금속노조 가입사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같은 완성차 업체인 한국GM,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역시 현대차의 임금인상 향배를 주시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완성차 기업 관계자는 "결국 맞춰줄 수 있는 수준에서 타협점이 이뤄지겠지만 현대차와의 임금 격차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아 확대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냐"고 토로했다. 국내 굴지의 주요 부품사들도 현대차의 임금인상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래차 전환기에 성장성을 담보로 한 임금인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산업이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단기 경영실적이 좋다는 이유로 투자보다 임금인상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500만원, 기아는 1억1200만원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