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김남국 의원이 주로 사용했던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측은 김 의원이 자금 세탁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업비트 측은 김 의원 본인의 동의를 받아 업비트 거래 내역을 밝힐 예정이다.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은 5월 31일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이석우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대표를 불러 김 의원의 이상 거래 의혹 등에 대해 질의했다.
조사단장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가 종료된 후 "업비트 측은 '김 의원이 클레이스왑을 통한 거래가 일반적인 시각에서, 전문가적 입장에서 봤을 때 자금 세탁이 매우 의심스럽다. 비정상적인 거래가 보인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가상자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거래소 빗썸에 있던 코인 80여만 개를 또 다른 거래소 업비트로 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비트는 이를 이상 거래로 인식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초 두 코인을 '빗썸→업비트→클립'으로 순차적으로 이동시킨 뒤, 클레이스왑에서 마브렉스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사단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김 의원은 의심이 가는 여러 형태의 거래를 했다"고 인정했다. 이같은 자금 세탁 의혹에 대해 조사단은 김 의원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에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기로 했다.
또한 이 대표는 조사단이 김 의원의 거래 내역 전체를 요구하자 "특정금융정보법 상 불가하다"고 했으나, "김 의원에 정식으로 요청해 본인의 동의를 받으면 공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업비트 측은 직접 김 의원으로부터 내역 공개 동의서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조사단은 김 의원이 민주당에 제출할 목적으로 빗썸과 업비트 측에 자신의 거래내역을 받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체 조사를 벌인 민주당이 김 의원에게 신빙성 있는 자료를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에 김 의원이 (대리인을 통해) 내역을 요청했을 거라는 주장이다.
'김 의원이 지난 18일에 거래 내역을 받아갔다'고 인정한 빗썸에 이어 이날 업비트 측에서도 '빗썸을 방문해 거래 내역을 받아갔을 때 업비트가 근처였던 만큼 받아 갔을 수 있다'고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 소속 김경률 회계사는 "조사를 하던 민주당은 김 의원 탈 당 이후 '자료를 받은 바 없다'고 하는 등 태도가 급격히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직접 외부 인사 검증을 받겠다고 한 만큼 과거 김 의원에게 제출받은 자료를 국민의힘 진상조사단에 공유해서 함께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