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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6 완충 14분49초면 OK...SK시그넷 “테슬라 나와”[현장르포]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6 04:18

수정 2023.06.0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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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V2 7월 부터 텍사스서 생산
바이든 정부 NEVI 프로그램 무력화 가능해져
초급속 충전기 美 시장점유율 30% 차지 목표

오승준 SK시그넷 미국법인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플레이노에 위치한 SK시그넷 텍사스 공장에서 자사의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 V2로 EV6를 충전하기 위해 커넥트를 연결하고 있다. /사진=홍창기 특파원
오승준 SK시그넷 미국법인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플레이노에 위치한 SK시그넷 텍사스 공장에서 자사의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 V2로 EV6를 충전하기 위해 커넥트를 연결하고 있다. /사진=홍창기 특파원

【플레이노(미국)=홍창기 특파원】

"미국 내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보조금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오는 2025년까지 30% 점유율을 목표로 미국 초급속 충전기 시장을 선도하겠다" (SK시그넷 신정호 대표)

"SK시그넷의 텍사스 공장은 텍사스주의 전기차 인프라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텍사스가 관련 기술의 글로벌 허브 위상을 유지하게 해 줄 것이다." (아드리아나 크루즈 텍사스주 경제담당국장)

5일 11시(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플레이노(Plano)시에 위치한 SK시그넷 공장. 존 먼스 플레이노 시장과 오승준 SK시그넷 미국법인장이 각각 단일포트에서 최대 400kW까지 출력이 가능한 SK시그넷의 초급속 충전기 'V2'를 포드 F150과 기아 EV6에 꼽았다. V2가 EV6를 완충(80% 이상 충전)시키는 시간은 단 14분 49초면 충분했다. 완충 표시가 V2 디스플레이에 뜨자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쏟아냈다.
SK가 미국내 생산 400kW급 초급속 충전기를 생산하게 됨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초급속 충전기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SK시그넷...테슬라도 넘는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미국 초급속 충전기(400kW급 이상)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SK시그넷 텍사스 공장이 준공됐다. SK시그넷은 SK㈜가 지난 2021년 약 29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다. 현재까지 약 2500기 이상의 초급속 충전기를 미국에 구축한 SK시그넷은 미국 내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시장내 1위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날 공장 준공식 시연에 사용된 SK시그넷의 V2의 600kW 용량의 파워캐비넷(전력변환장치)은 1기당 최대 400kW까지 출력이 가능한 디스펜서(충전기) 2대로 구성되어 있다. 4대까지 동시에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V2는 올해 CES 2023에서 처음 선보인 제품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최초의 400kW급 초급속 충전기로 가장 빠르게 충전이 가능하다. V2 제품으로 아이오닉5을 완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5분이다.

테슬라의 수퍼차저(전기차 충전기)가 주로 150kW급의 고속 충전을 제공하는 것에 비하면 SK시그넷의 V2의 충전시간이 절반이상 빠른셈이다.

SK시그넷은 텍사스 공장에서 이V2를 7월부터 생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SK시그넷의 미국 내 텍사스 공장은 총 부지 5만727㎡(1만5345평), 건물 면적 1만2694㎡(3840평) 규모로 연간 총 1만기의 V2 생산이 가능하다. SK시그넷의 국내 공장의 연간 생산 가능 대수는 1만기 안팎인데 텍사스 공장이 준공되면서 SK시그넷의 생산 규모는 연간 2만기까지 늘어나게 됐다.

SK 텍사스 공장으로 바이든 정부 NEVI프로그램 뚫는다

SK시그넷은 미국내 충전기 생산으로 바이든 정부의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특별법(NEVI 프로그램)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V2를 더 빠르게 생산, CPO(충전소 운영사업자) 등 고객을 확보하고 미국내 초급속 충전기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전략이다.

SK시그넷과 SK㈜ 등 SK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과감한 투자를 하고 선제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은 전기차 수요확대로 급속 충전기 시장의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충전기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까지 27%나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충전기 매출 총합은 34억 달러였고 올해에는 44억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또 내년 54억 달러, 오는 2025년 70억 달러로 예측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 누적 필요 대수도 지난해 250만기에서 올해 350만기, 내년 490만기, 2025년 690만기 등으로 3년간 41%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유정준 SK그룹 부회장(북미대외협력 총괄)은 "미국에 대한 SK의 최신 투자는 청정 에너지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텍사스가 낯설지 않은 SK는 중요한 기술과 인프라를 통해 텍사스가 전기차 관련 산업의 중심지로 전환하도록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존 먼스 플레이노 시장과 아드리아나 크루즈 텍사스 경제개발국장 텍사스주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SK그룹에서도 유 총괄 부회장과 서영훈 SK㈜ 첨단소재투자 센터 그룹장이 참석해 SK그룹 내 주력 성장산업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SK시그넷의 주요 고객사인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 이브이고, 테라와트 인프라스트럭쳐와 같은 고객사 및 세계적 반도체 회사인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총 부지 5만727㎡(1만5345평), 건물 면적 1만2694㎡(3840평) 규모로 연간 총 1만기의 초급속 충전기 'V2' 생산규모를 갖춘 SK시그넷의 텍사스 공장 전경. /사진=홍창기 특파원
총 부지 5만727㎡(1만5345평), 건물 면적 1만2694㎡(3840평) 규모로 연간 총 1만기의 초급속 충전기 'V2' 생산규모를 갖춘 SK시그넷의 텍사스 공장 전경. /사진=홍창기 특파원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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