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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 구체화 나섰다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7 06:00

수정 2023.06.17 05:59

윤 대통령, 프랑스·베트남 방문…역대 최대 경제사절단 동행
19~24일, BIE 총회서 부산엑스포 '경쟁PT' 참석…한-프랑스 정상회담
베트남 국빈방문…5대 기업 총수·중소·스타트업 205명 동행
[파이낸셜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6월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6월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9~24일까지 4박6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윤 대통령이 천명한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의 연장선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참석하고 이후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보 반 트엉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윤 대통령은 BIE 총회 첫날인 20일(현지시간) 179개 회원국을 상대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경쟁 PT' 행사에 참석하고, 같은 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엘리제궁에서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갖는다.

프랑스 방문 기간 윤 대통령은 △한-프랑스 미래혁신세대와의 대화 △유럽지역 투자신고식 △파리 디지털비전 포럼 등 3개 경제행사에 참석한다.
특히 윤 대통령은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열리는 '파리 디지털비전 포럼'에서 글로벌 차원의 새로운 디지털 규범 정립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밝힐 계획이다.

이어 윤 대통령은 22~24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 윤 대통령의 취임 첫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 양자 방문으로, 지난해 말 당시 응우옌 쑤언 푹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에 따른 답방으로 이뤄졌다.

베트남에는 5대 그룹 총수를 포함해 윤석열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명 경제사절단이 동행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경제사절단과 함께 △한-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 △베트남 진출 기업인과의 오찬 간담회 △비즈니스포럼 △디지털 미래세대와의 대화 등 4개 경제행사에 참여한다.

한국은 이제 G7은 국제무대를 선도하는 대표주자, G8으로 발전시키는 로드맵 구상해야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혁신의 아이콘이 된 외교가 이번 윤 대통령의 순방외교를 통해 다시 주목되고 있다"면서 우선 △국제정치에서 한국을 어떤 국가로 분류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 모색의 발판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2월 한국판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전략'까지 내놓으면서 한국의 외교적 지평을 인도-태평양지역, 나아가 글로벌 무대로 확대하고 있다. 이것은 기존의 동북아 4강 외교와 북한 올인외교를 사실상 리셋(reset)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국제질서의 극성(polarity)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은 아니지만 과거 종종 사용하던 중견국이라는 용어도 한국의 확장된 외교와 종합적 국력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느 유형의 국가일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히로시마 G7 회의에 참가해 회원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외교를 펼쳤다. 한국은 이제 G7은 국제무대를 선도하는 대표주자 성격의 국가다. 이번 순방은 이렇듯 한국이 외교의 질적, 양적 수준을 높이는 가운데 이러한 색채를 짙게 굳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한국도 ‘선진강국’으로 분류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또 "과도기 차원에서 ‘G7+1’ 형태로 한국이 고정 초청국 지위를 획득한 후 G8으로 발전시키는 로드맵도 구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

■한국판 인·태전략과 KASI 발표 실천력 계기, 부산엑스포 유치 외교 전장의 승리가 제2 중동 붐 탄력 계기될 것
이어 반 책임연구원은 두 번째로 △한국판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한 실천력을 보여주는 계기의 의미로 해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프놈펜 순방외교 당시 이전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인·태 지역 내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 : Korea-ASEAN Solidarity Initiative)’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특화된 지역전략 KASI의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 방문을 통해 아세안 지역전략을 실천하는 계기가 됨으로써 다른 지역전략도 표준작전절차(SOP)처럼 정교화하는 선순환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세 번째로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필수 외교 전장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했다.

한국은 제2의 중동 붐의 파트너인 사우디와 엑스포 유치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할 숙명에 처해있다.
외교는 기본적으로 외부행위자와 협상을 하면서 동시에 내부행위자인 국민의 바람을 생각해야 하는 양면게임(Two-level game)의 의미를 지니므로 이 선의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국은 내부행위자의 지지를 받아 제2의 중동붐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아울러 반 책임연구원은 "이번 순방은 이처럼 입체적 외교 지형이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주지해 당장의 순방 성과뿐 아니라 순방 이후의 외교 디자인에도 활용할 분야들을 선제적으로 잘 챙겨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 책임연구원은 "한국은 G7를 확대·발전시키는 나름의 구상에 착수하는 등 진화된 외교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며 "한국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지향점을 내재한 선진강국임을 현시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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