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17개사 뭉친 수소동맹체 "탄소감축 10% 수소로 달성" [2년만에 열린 수소위원회]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4 18:14

수정 2023.06.14 20:17

한국 H2 비즈니스 서밋
수소 생태계 구축 의지 다져
"제도·정책 지원 절실" 한목소리
14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기업 대표자들이 회의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 연합뉴스
14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기업 대표자들이 회의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 연합뉴스
국내 수소 관련 기업들이 2030년까지 탄소배출 감축량의 10%를 수소 분야에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수소경제에 앞장서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2025년에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후속 모델을 내놓을 계획을 밝혔다.

14일 국내 17개사 수소 동맹체인 '한국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탈탄소 사회로 가는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수소사업에 의지를 나타내며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수소 인프라 구축에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일본은 이달 초 수소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자며 15년간 민관 공동으로 15조엔(약 140조원, 수소기본전략)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국의 수소 비즈니스를 대표하는 17개 기업의 수소사업 의지 표명이 수소경제 구축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끼리 먼저 투자의지 보여주자"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그룹 차원의 2045년 탄소중립 달성사업 추진을 설명했다. 그는 "수소전기차 개발과 더불어 여러 기업과 함께 수소사업 공동투자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수소연료전지차 넥쏘의 후속 차종을 2025년에 내놓을 것이며, 올해 북미에서 수소트랙터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기차에 비해 수소차사업이 주춤한 상황이나, 후세대를 위한 투자로 보고 지속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날 기업인들은 수소사업이 막대한 자금과 투자리스크, 시장성 확보 등의 문제 때문에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수소사업을) 한 기업이 하려고 하면 너무나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며 "결국 여러 기업과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들이) 인프라 차원의 관점에서 솔선수범해서 우리가 투자를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기선 HD현대 사장도 "수소 운송 밸류체인을 회원사들과 함께 개발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수소사업은 어느 한 기업이 하기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민간기업 간 수소사업 컨소시엄 구성 등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은 일본·호주 간 수소생산 협력, 일본 종합상사 등과의 연합작전으로 세계 최초로 액화수소운반선 실증(일본~호주 간 9000㎞ 운송, 2022년 2월)을 실시했다. 이로 인해 일본이 수소운반선 분야에서 한국보다 약 2~3년 기술이 앞서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2030년 탄소감축 10% 수소가 담당"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국내 수소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회원사 협력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정부와의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산화탄소 국가 간 이동은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유통을 위해서는 수소 및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구축 등 정부 정책적 지원이 확보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도 "수익화 시점은 수소 생태계 구축이 언제 되느냐가 변수"라며 "정부 정책이나 보조금 등이 가시화돼야 이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한국딜로이트그룹은 청정수소 시장이 2030년 6420억달러(약 830조원)에서 2050년 1조4000억달러(약 181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수소 생산의 가격경쟁력이 확보될 때까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1년 이후 2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는 '한국판 수소위원회'로도 불린다. 지난 2017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모여 출범시킨 '수소위원회'에 빗댄 것이다.
총수들은 '글로벌 수소경제 선도를 위한 서밋 이니셔티브'를 통해 국내 수소경제의 속도감 있는 전환을 촉구했다. △2030년 탄소배출 총감축량의 10% 이상, 2050년 탄소배출 총감축량의 25% 이상을 수소로 달성 △수소펀드 조성과 확장을 포괄하는 글로벌 수소협력 플랫폼으로서 기능 강화 △정부의 실효성 있는 정책수립 지원 등이 골자다.
회원사는 SK그룹,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GS그룹, HD현대, 두산그룹,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E1, 고려아연, 이수그룹, 일진그룹, 삼성물산 건설부문, 세아그룹, LG화학 등 17개사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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