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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청년 아닌 노인 넘쳐나는 생업전선 불균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9 18:58

수정 2023.06.19 18:58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 두명이 상담을 받기 위해 창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 두명이 상담을 받기 위해 창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60대 취업자 수가 20대보다 63만명이나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중 446만여명이 60대였고, 20대는 383만여명으로 집계됐다. 5월 기준으로 60대 취업자 수가 20대를 웃돈 것은 올해가 3년째라고 한다. 분기로 따지면 지난해 4·4분기 처음으로 60대가 20대를 추월했다.


생업전선에서 뛰는 노인 수가 청년을 능가하는 것은 급격히 늙어가는 한국 사회의 그늘로 볼 수 있다. 2018년만 해도 60대 인구(570만여명)는 20대(638만여명)보다 적었지만 2021년 이후 판도가 달라졌다. 최근 5년간 60대 인구가 177만여명 늘어나는 동안 20대 인구는 22만여명 줄었다. 60대 인구가 증가한 것은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층 편입이 속속 이뤄졌기 때문이다.

일하는 노인, 쉬는 청년이 함께 증가하는 현실은 미래를 암울하게 한다. 고된 일터를 노인들이 떠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생활고다. 지난 5월 기준 60대 고용률은 59.7%였다. 60대의 10명 중 6명이 일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늘어난 일자리 1위가 보건복지분야 단기근로였다. 60대는 향후에도 추가 근로를 희망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통계청 데이터에 따르면 장래 근로를 희망한 60대가 지난해 5월 71.8%나 됐다. 반면 20대 인구가 줄면서 취업자, 실업자 수는 같이 줄었지만 '그냥 쉰' 20대는 지난달 4만명 가까이 늘어 35만여명에 이른다. '그냥 쉰' 상태는 아예 일자리를 찾지도 않은 인구를 말한다. 학교를 마치고도 부모의 경제력에만 의존하는 캥거루족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고용시장의 이 같은 불균형을 계속 방치할 순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경직된 근로문화를 바로잡는 것이 시급하다. 고령층 채용을 선호하는 기업은 유연성 측면에서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청년 한 명을 뽑으면 은퇴할 때까지 계속 고용해야 한다. 재무상태가 빠듯한 기업이면 아무래도 청년 채용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호봉제를 성과급 체제로 전환하는 임금개편은 청년 채용 확대 측면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

고질적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이 청년을 품을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찾아야 한다.
대기업과 중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는 갈수록 벌어진다. 기득권 근로자들의 적극적인 협력도 필요하다.
앞으로 더 늘어날 노인층의 인생 이모작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도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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