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등 빛으로 물 분해해 수소 생산하는 기술에 세계가 주목

울산대 이병규 교수, 이란 출신 연구원들과 신기술 개발
가시광선에 반응하는 광촉매로 물 분해해 수소 생산
자외선, 대량 전기없이도 그린수소 개발 가능해
생산과정서 난분해성 유기물 분해하고 독성도 감소시켜
안정적인 수소 생산 기술로 인정 세계적 학술지에 게재돼

이병규 교수(왼쪽)가 대기환경연구실에서 이란 출신 연구원 마흐다헤 라자비(가운데), 밀라드 조르샤바니(오른쪽)와 이번에 개발한 광촉매를 들어 보이고 있다. 울산대학교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환경 문제가 전혀 없는 방법으로 미래 에너지원인 그린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돼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울산대학교는 건설환경공학부 이병규(60) 교수와 이란 출신 연구원 밀라드 조르샤바니(36)·마흐다헤 라자비(35) 연구팀이 친환경적인 가시광선이나 태양광선만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고효율 광촉매 개발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에너지·환경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인 '응용 광촉매 B: 환경'(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al, 인용지수(IF) 24.319) 6월호에 게재됐다.

울산대에 따르면 그린수소(Green H2)는 광촉매를 이용해 물(H2O)을 전기분해해 만들기 때문에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광촉매는 자외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하고, 또 자외선에 필요한 전기에너지 생산에도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와 환경 유해 물질이 발생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울산대 이병규 교수 연구팀은 형광등에서도 얻을 수 있는 가시광선이나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태양광을 이용해 친환경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고효율 광촉매를 개발했다.

광촉매를 이용한 그린수소 생산 메커니즘 개략도. 울산대학교 제공

태양에너지 스펙트럼은 일부 자외선을 포함하지만 대부분 가시광선과 적외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시광선은 안전하면서 자외선보다 파장이 길어 에너지 소비를 적게 해도 되기 때문에 광촉매를 작동시킬 때 필요한 에너지로서 효율성이 매우 높다.

이 교수가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분자 수준의 광촉매 시스템을 조절해 유기 광촉매인 카본나이트라이드(g-C3N4)에 몰리브덴(Mo) 산화물을 결합시키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가시광선이나 태양광에 반응하는 고성능 유기 광촉매를 얻을 수 있다.

이 교수는 “그린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몰리브덴 산화물과 카본나이트라이드의 결합이 중요한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촉매 결합과 작동이 잘 이루어졌음을 검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에 개발한 광촉매는 난분해성 및 유해성 유기물을 태양광을 이용해 분해할 수 있었고, 난분해성 오염물 분해과정에서 생겨나는 독성도 현저히 감소시킴을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울산대 연구팀이 개발한 이번 기술은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지속가능한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고, 대기오염 문제와 난분해성 수질오염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서 산업 전반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mail]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