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양회동씨 사망 50일만 도심 영결식..."건설노조 탄압 중단하라"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1 15:22

수정 2023.06.21 15:22

분신사망 50일만 도심 노제 영결식 엄수 주최 측 추산 5000여명 참석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열사의 꿈을 이뤄나가겠다" 일대 교통 혼잡 빚어져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건설노조 故 양회동씨의 노동시민사회장 마지막 날인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장례위원회가 노제를 지내고 있다. 2023.06.21. kgb@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건설노조 故 양회동씨의 노동시민사회장 마지막 날인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장례위원회가 노제를 지내고 있다. 2023.06.21. kgb@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분신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양회동씨(50)의 발인이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지난달 2일 서울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숨진 지 50일 만이다.

이날 오전 8시 장례식장 1층 행사장에서 유가족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인미사가 봉헌됐다.

주례를 맡은 천주교 노동사목위원장 김시몬 신부는 "양회동 열사는 자신의 생명을 바쳐가며 좋은 세상을 만들고자 했다"며 "우리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다시 다짐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사가 끝난 뒤 오전 8시 55분께 운구차량은 노제가 예정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발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의 머리띠에는 '열사정신 계승'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장례행렬 선봉에 섰던 풍물패를 뒤로 한 조합원이 들고 있던 양씨의 영정사진에는 이슬비로 물방울이 맺혔다. 또 운구차와 함께 정장 또는 건설노조 조끼를 입은 조합원들은 '건설노조 탄압 중단하라' '윤석열 정권 퇴진'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뒤를 따랐다.

경찰청 앞에 도착한 것은 이날 11시께다. 경찰청 정문 앞부터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 7번출구까지 조합원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김정배 지부장은 추도사를 통해 "이제 당신을 우리 가슴에 새기려고 한다, 당신의 사명을 기억하려고 한다"며 "당신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했던 건설 노조를 다시 반듯하게 세울 것"이라며 추모했다.

노제를 끝낸 조합원들은 다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으로 이동해 오후 1시께 영결식을 진행했다. 주최 측 추산 5000여명이 영결식에 참석했고 경찰은 경력 1800여명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열사의 명예회복 위해 유족에게 사과하라", "열사의 염원이다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발언에 나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양 동지는 하루에도 몇 명씩 죽어나가며 희망을 찾을 수 없는 막장 현장을 사람답게 사는 현장으로 바꾸자고 노조의 끈을 못 놓았다"며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그의 자랑이었으나 윤석열 정권이 그 자존심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회동 동지의 억울함을 푸는 길은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는 것”이라며 "양회동 동지가 옳고 석열 정권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자"고 말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장례위원장으로 참석했다. 이 대표는 "조작으로 진실을 잠시 가릴 수 있을지 몰라도 진실을 영원히 가둘 수 없다"며 "항상 동지를 먼저 생각했던 따뜻한 사람 양회동 열사를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는 "노동이 존중되는 세상 노동자가 정당한 대접 받는 세상을 향한 열사의 꿈을 살아남은 우리가 함께 이뤄나가겠다"며 "양 열사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인원이 도심을 가로지르면서 인근 교통 혼잡이 빚기도 했다.
일부 구간에서 차량이 서행하자 일부 시민들은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을 이용하거나, 경찰관에게 항의하는 등 실랑이가 벌어졌다. 서울 서대문구 직장인 A씨(31)은 "중요한 약속에 30분이나 늦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건설노조는 영결식이 끝나고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으로 이동해 양 씨의 하관식을 끝으로 장례절차를 마무리 한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