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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ICT 패권 확보"… 깃발 올리는 '초거대 AI 동맹' [한국경제, 폭풍을 넘어라 Reset by AI<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1 18:54

수정 2023.06.21 18:54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출시 앞둬
검색 특화 서비스 '큐:' 발표 예정
카카오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 고도화
SKT '에이닷'KT '믿음' 등
통신사도 AI 서비스 개발 열올려
챗GPT로 대변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경쟁도 AI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ICT 기업들도 속속 AI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거나 재정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통신, 플랫폼 서비스만으로는 미래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Reset by AI(AI로 리셋하라)'를 주제로 국내 주요 기업의 생성형 AI 전략을 비롯 AI 기반의 디바이스, 모빌리티, IT서비스업체 등 ICT 업계의 중장기적 AI 로드맵을 조명하는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편집자주>
"차세대 ICT 패권 확보"… 깃발 올리는 '초거대 AI 동맹' [한국경제, 폭풍을 넘어라 Reset by AI]

AI 챗봇 '챗GPT'의 등장으로 전 세계가 생성형 AI 열풍에 빠졌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 질서도 생성형 AI 및 초거대 AI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거대 자본과 컴퓨팅 파워를 무기로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 다만 이 같은 격전 속에서도 'AI 주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국내 기업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한국어'가 강점인 초거대 AI를 개발해 서비스에 접목하고 있으며, 여러 회사 간 협업을 통해 AI 성능 개선 및 비용 효율화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권 안 빼앗겨"…AI 개발 속도

21일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101억달러(약 13조1300억원)로 추산된다. 시장 규모는 연평균 34.6%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30년에는 1093억달러(약 142조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IT 기업들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포함한 초거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 및 개발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우선 플랫폼 기업들은 초거대 AI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21년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초거대 AI(하이퍼클로바)를 개발했으며, 자사 서비스에 이 같은 AI 모델을 꾸준히 적용해 왔다. 올여름엔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이퍼클로바X'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GPT-3 적용 모델 기준) 대비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한 모델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향후 이를 기반으로 한 검색 특화 AI 서비스 '큐:'도 발표할 방침이다.

카카오의 AI 연구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초거대 AI 언어 모델 코(Ko)GPT와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Karlo) 개발 및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코GPT는 60억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와 2000억개 토큰(어절)의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한 모델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코GPT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코GPT 2.0'을 올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통신사들도 AI 기술 개발 및 서비스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SKT)은 지난해 5월 한국어 거대 언어모델을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분야에 상용화한 AI 서비스 '에이닷'을 출시했다. 에이닷은 출시 9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올해 SKT는 이용자가 에이닷과 오래전에 대화했던 내용 중 중요한 정보를 기억해주는 '장기기억' 기술 등을 고도화했다. 최근에는 유영상 최고경영자(CEO) 주도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기존 '에이닷 추진단'을 사업부 단위로 격상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도 발표했다. 이에 에이닷 추진단은 'AI 서비스 사업부'와 '글로벌·AI 테크 사업부'로 확대 및 개편됐다.

KT는 초거대 AI인 '믿음(Mi:dm)'을 고도화하고 있다. 올 하반기 B2C 영역에선 메타버스(3차원가상세계) 플랫폼 '지니버스' 내 대부분 콘텐츠에 '믿음'을 접목해 실감형 콘텐츠를 구현해 나가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초거대 AI 개발에 힘쓰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지난 2021년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을 공개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엑사원 개발 및 연구 등에 협업하고 있다.

■협업 모색…韓 기업들 뭉친다

더 나아가 전문가들은 AI 주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K-AI만의 강점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국내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 서비스는 무엇보다도 한국어에 있어선 정확하고 깊이가 있어야 한다"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초거대 AI 개발을 늦게 시작한 만큼 구글의 AI 챗봇 바드나 챗GPT에 비해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를 대폭 줄이거나 개인정보보호를 철저히 하는 등 단점을 충분히 상쇄해서 선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초거대 AI 성능을 높이고 비용을 효율화하기 위해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도 필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5월 열린 '생성형 AI 아시아 2023(GAA 2023)'에서 "생성형 AI가 많이 쓰일수록 이에 대한 인프라 준비도 중요하다"며 "다행히 우리나라는 반도체를 잘 만들기 때문에 (협업 등에 있어) 좋은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초거대 AI를 두고 국내 기업 간 전방위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함께 초대규모 언어모델의 연산·학습·추론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추면서도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10분의 1 크기의 모델 사이즈, 4배 이상의 전력 효율성을 갖춘 경량화된 AI 반도체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T도 리벨리온(AI 반도체 업체) 등과 함께 한국형 AI반도체 풀스택을 위한 동맹을 구축해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에 대한 국내 AI인프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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