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英억만장자 등 잠수정 5명 사망…선장 부인은 타이태닉 사망자 후손(종합)

뉴스1

입력 2023.06.23 08:53

수정 2023.06.23 10:15

파키스탄 출신 재벌 샤자다 다우드(48)와 그의 19세 아들 술래만 부자(不子)
파키스탄 출신 재벌 샤자다 다우드(48)와 그의 19세 아들 술래만 부자(不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1912년 침몰한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관람하기 위해 심해로 나섰다 실종된 잠수정 '타이탄' 탑승객 5명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영국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탐험가 해미시 하딩(58)은 비행기 회사인 액션에비에이션을 운영 중이며 잠수정에 탑승하기 전 "타이태닉호로 향하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SNS에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1년에 2인용 잠수정을 타고 바다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를 탐험한 적 있다. 또 2019년엔 비행기를 타고 남극과 북극을 거쳐 46시간 40분 22초만에 지구 한바퀴를 돌아 가장 빠른 지구 일주 기록을 세웠고 지난해엔 미 민간 우주업체 블루오리진의 우주 계획에 참여하기도 했다.

잠수정을 조종했던 미국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스톡턴 러시는 평소 모험을 선호하는 성격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안전은 쓰레기 같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위험을 감수해야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평소 자신의 의견을 가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1984년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항공우주 공학 학사 학위를, 1989년 UC 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으며, 다양한 간행물에 유인 잠수정에 대한 수많은 글을 투고한 잠수정 전문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태닉호에 대해선 러시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난파선"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의 부인 웬디 러시가 타이태닉호에서 숨진 '스트라우스 부부'의 고손녀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시도어와 아이다 스트라우스는 1912년 타이태닉호 일등석에 탑승했다 숨졌다.

이시도어는 당시 메이시스 백화점의 공동 소유주로 타이태닉호 승객 가운데 가장 부유한 인물로 꼽혔다. 부부는 다른 이들에게 구명보트를 양보하고 눈을 감은 것으로 유명하다.

스트라우스 부부의 딸 미니가 리처드 웨일과 결혼해 아들 웨일 주니어를 낳았고, 웨일 주니어가 아들을 낳아 그 아들이 낳은 딸이 웬디다. 즉 스트라우스 부부는 웬디의 고조부모인 것.

웬디는 1986년 스톡턴과 결혼했고 이전에 타이태닉호 잔해 탐사에 나선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난파선을 수십 차례 탐사한 적 있는 프랑스 해양학자이자 타이태닉 전문가 폴 앙리 나졸레(77)는 프랑스 해군 사령관 출신으로 1987년 타이태닉 복구를 위한 탐험대를 이끈 적도 있다.

난파선 현장의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그는 2020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죽는 것이 두렵지 않다. 저는 그것이 언젠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국 시민권자 파키스탄 출신의 사업가 샤자다 다우드(48)와 그의 19세 아들 술레만 역시 이번 타이태닉호 관람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었다.

이들 부자는 비료, 차량 제조, 에너지 및 디지털 기술 등으로 유명한 파키스탄의 최대 대기업을 운영하던 재벌들로 알려졌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이날 심해 잠수정에 탑승한 5명이 치명적인 폭발로 모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발표했다.


미해안경비대는 무인 로봇이 이날 오전 북대서양 지역의 수심 4㎞에 있는 난파선 인근 약 488m 지점에서 잠수정의 잔해를 발견했다면서, 열악한 조건 등을 고려할 때 시신 수습이 가능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심해 잠수정을 운영한 미국 회사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도 성명을 통해 “이들은 뚜렷한 모험 정신과 세계 바다를 탐험하고 보호하려는 깊은 열정을 공유한 진정한 탐험가들이었다”면서 “이 비극적인 순간에 다섯 명의 영혼과 모든 유가족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타이태닉호는 1912년 영국에서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중 빙하에 부딪혀 침몰했고, 당시 승객 1500여명이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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