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건설기계 시장인 중국에서 굴착기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국내 건설기계업체들은 중국 의존도는 줄이고 신흥국의 자원개발 수요와 북미의 인프라 투자 수요를 겨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 5월 중국 굴삭기 판매량은 659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 역시 총 4만49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봉쇄 정책과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중국 내 대규모 인프라 건설 뿐 아니라 주택 부문 건설까지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건설기계업체의 5월 중국 판매량도 줄어들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지난달 판매량은 156대로 전년 동기 대비 56%감소했고, HD현대건설기계는 1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5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세계 건설기계 시장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시장으로 과거 양사의 최대 수출처였다. 지난 2021년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중국 매출 비중은 각각21%, 29.5% 달한다. 다만 지난해부터 부동산 중국 내 건설시장에도 찬바람이 불며 상황이 악화됐다.
국내 건설기계업계는 중국 외 지역으로 수출을 다변화 하는 전략을 통해 대처하고 있다. 이미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올해 1·4분기 중국 매출 비중은 각각 5%, 9%까지 줄어든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중국 시장 의존을 극복했다"며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인프라 투자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신흥시장에서는 원자재 수요 증가로 중동·동남아·라틴아메리카 등 자원 부국을 중심으로 자원 채굴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이라 매출은 전년 대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선진·신흥시장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시장의 인프라 투자 호조가 올해 계속되는 가운데 튀르키에 복구 수요, 신흥시장의 사우디 네옴시티 수요 등이 예측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는 앞으로도 수출 다변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시장의 경우 올해를 기점으로 반등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규모가 작은 도시들에 한해 다주택자들의 투자 제한을 폐기하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중국 시장 상황은 바뀔 수 있다"며 "중국 시장을 주시하며 수익성도 방어하는 동시에 선진, 신흥시장에서의 기회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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