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정치파업' 휘말린 산업현장...하반기 노사정 '강대강' 대치 최고조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3 16:29

수정 2023.07.03 18:48

민주노총 3일부터 15일까지 2주간 총파업
현대자동차 노조 5년만에 총파업 가세
하반기 부진 예상되는 車, 조선 등 주력 산업 비상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민주노총 총파업 첫 날인 3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 세종대로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민주노총 총파업 첫 날인 3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 세종대로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자동차·조선·물류 등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산업계 현장이 또다시 '정치 파업 바람'에 휘말렸다. 택배노조·가전제품수리기사 노조 등 서비스 노조가 3일 '윤석열 정권 퇴진'을 내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총파업의 선봉에 선 가운데 이달 12일에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최대 지부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5년 만에 총파업에 참여한다. 경영계는 이번 총파업을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입법화 시도,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 맞물린 '불법 장외 정치파업'으로 규정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처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한국노총을 끌어들여 11월까지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라 노사문제가 올 하반기 한국경제 회복의 새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노총과 경영계는 이날부터 15일까지 2주간 이뤄지는 민주노총 총파업에 조합원 총 120만명 중 약 5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했다. 총파업 충격파는 민주노총 산하 최대 조직인 금속노조 총파업이 있는 오는 12일부터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때부터 자동차, 전자, 정유, 화학업종이 파업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이들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상에 협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총파업에 참여, 본격적인 하투(여름철 노동자 연대 투쟁)국면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노조는 4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깨고, 12일 당일 오전·오후 출근조가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이에 따른 하루 생산차질은 대략 2000대 정도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가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 총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정년 연장(현재 60세 → 64세), 모든 정년 퇴직자 신차 할인혜택 제공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특수고용노동자 파업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특수고용노동자 파업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사 노조도 일제히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 8개 조선사 노조가 속한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지난달 30일 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조선노연에 소속된 조선사 노조는 금속노조 소속 6곳(HD현대중공업지부, 한화오션지회, HSG성동조선지회, 케이조선지회, 현대삼호중공업지회, HJ중공업지회)과 상급단체가 없는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현대미포조선노조 등 2곳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앞서 대의원대회에서 쟁의행위(파업) 결의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이달 7∼11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서비스노조인 삼성전자서비스, LG전자 서비스센터는 여름철 에어컨 수리 등 서비스 수요가 폭증하는 만큼 파업 참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정권퇴진, 노동개혁 저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 등을 내세우고 있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불법 정치파업"이라며 정부에 무관용 대응을 촉구했다.

이달 임시국회에서 노동계가 요구해 온 노란봉투법 표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가 이뤄질 경우, 총파업 불길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노총이 투쟁 판에 가세할 경우 포스코그룹 등 철강업종도 파업
전선에 참여하게 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동호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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