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똥인 줄 알았는데 '바다의 로또'였다...7억짜리 갈색 덩어리, 정체는?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6 15:42

수정 2023.07.06 15:42

용연향 /사진=라스팔마스데그란카나리아 대학 제공,YTN
용연향 /사진=라스팔마스데그란카나리아 대학 제공,YTN

[파이낸셜뉴스] 스페인의 한 섬에서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용연향이 발견됐다. 이 용연향의 가치는 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라팔마섬에 향유고래 사체가 떠내려 왔다. 라스팔마스데그란카나리아 대학의 안토니오 페르난데스 로드리게스 동물건강·식량안보 연구소 소장은 사인을 알아내기 위해 향유 고래 사체를 부검했다. 그는 부검 과정에서 고래의 장부분에 붙어 있는 딱딱한 물체를 발견했다.

페르난데스 소장은 "50~60cm 크기 돌 같았고 무게는 9.5kg이었다"며 처음에는 용연향인 줄 몰랐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그 돌이 이른바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용연향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에 발견된 용연향은 약 50만유로(약 7억77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용연향은 향유고래의 장 내에서 생기는 이물질이 굳어져 만든 덩어리로 주로 배설되지만 크기가 너무 커지면 고래의 장을 파열시켜 사망하게 되는데, 이번 라팔마 섬의 고래가 그 경우다.

용연향은 사향과 흡사한 향기를 낸다. 처음에는 악취를 풍겨 배설물로 착각할 수 있지만 바다 위를 부유하고 햇빛에 의해 형태와 성분이 변하면서 사향 같은 향유를 갖게 된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향료나 향수 등을 만드는 재료로 쓰였다.

보도에 따르면 페르난데스 소장은 용연향을 사들일 구매자를 찾고 있다. 그는 용연향의 판매금을 지난 2021년 발생한 라팔마섬 화산 폭발 피해를 위한 복구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한편 미국과 호주,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향유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용연향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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