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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연정, 이민정책 갈등 속 붕괴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9 06:44

수정 2023.07.09 06:44

[파이낸셜뉴스]
네덜란드 총리 마르크 뤼터가 8일(현지시간) 빌렘알렉산드르 국왕에게 사퇴서를 제출한 뒤 후이스텐보쉬 왕궁을 떠나면서 취재진에 손을 흔들고 있다. 네덜란드 연정은 이민규제와 관련한 갈등 속에 붕괴됐고, 네덜란드에는 올 가을 총선을 거쳐 새 내각이 들어선다. 로이터뉴스1
네덜란드 총리 마르크 뤼터가 8일(현지시간) 빌렘알렉산드르 국왕에게 사퇴서를 제출한 뒤 후이스텐보쉬 왕궁을 떠나면서 취재진에 손을 흔들고 있다. 네덜란드 연정은 이민규제와 관련한 갈등 속에 붕괴됐고, 네덜란드에는 올 가을 총선을 거쳐 새 내각이 들어선다. 로이터뉴스1


네덜란드 연정이 7일(이하 현지시간) 이민정책을 둘러싼 갈등 속에 결국 붕괴됐다. 올 가을 총선을 통해 새 정부가 꾸려진다.


8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7일 내각이 이날 국왕에게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2010년 이후 13년간 네덜란드 정부를 이끈 뤼터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에 이어 유럽내 2번째 장수 총리였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급격한 난민 증가 속에 이를 규제하려는 뤼터 총리의 정책에 다른 연정 파트너들이 반발하면서 결국 낙마했다.

뤼터는 이민 규제 방안에 대한 갈등으로 4개 정당으로 구성된 연립정부가 분열을 일으켜 결국 연정이 붕괴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7일 밤 기자회견에서 "연정 파트너들이 이민 정책에 이견이 있다는 것은 비밀도 아니었다"면서 "그 격차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간극을 좁힐 수 없었다고 말했다.

빌렘알렉산더르 국왕은 연정 붕괴 소식에 휴가를 서둘러 마치고 복귀했다. 그는 8일 뤼터 총리를 만나 사직서를 받았다.

뤼터의 보수 VVD와 진보 D66, 중도주의 기독교연합(CU), 보수 기독민주청원(CDA) 당 등 다른 연정 파트너들은 네덜란드에 유입되는 난민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뤼터는 협상이 결렬된 뒤 연정의 정치적 토대가 무너졌다면서 '피할 수 없는 정치적 현실'의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VVD는 아동 난민 수를 제한하고, 아동과 가족이 재결합하는데 최소 2년을 기다리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그러나 CU와 D66가 제한에 반대해 법안 통과에 실패했다.

D66 대표이자 재무장관인 시그리드 카그는 "네덜란드에는 간극을 연결하는 다리의 전통이 있다"고 운을 뗐다.

카그 장관은 이어 "우리는 (다수가 아닌) 소수로 구성된 나라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한다"면서 " (모두의) 지지를 받는 유일한 해법이며 4개 정당이 (연정에) 합의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길고 강도 높은 논의 끝에 연정 협력은 오늘 끝을 낸다"면서 "D66는 건설적으로 대화에 임했지만 협상은 어려웠다"고 밝혔다.

카그는 "불행하게도 간극은 타협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던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이민귀화국(INS)에 따르면 네덜란드 난민 신청자 수는 2021년 3만6620명에서 지난해 4만7991명으로 31% 급증했다.
주로 시리아 난민들이었다.

올들어서도 5월까지 1만6097명이 신청서를 냈다.
올해 전체로는 2021년에 비해 2배 가까운(91%) 7만명을 찍을 것으로 네덜란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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