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고혈압약 복용 소홀 암환자, 사망률 2배 높아져"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09 14:20

수정 2023.08.09 14:20

고혈압 동반 암환자, 3명 중 2명은 고혈압 약 복욕 소홀
출처 =뉴스1
출처 =뉴스1

[파이낸셜뉴스] 각종 수술과 치료제 개발로 암 생존자가 100만명이 넘어가고 있지만, 고혈압을 동반한 암환자의 경우 암 치료와 재발 방지에 집중 하느라 고혈압 치료는 소홀히 하기 쉽다.

고혈압은 암환자와 암경험자들이 잘 관리하지 못하면 중증 심혈관질환으로 진행돼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주요한 원인이다. 암경험자는 암 치료 후에도 심혈관질환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암 환자 사망원인 중 2번째 요인이 심혈관질환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정미향(공동제1저자)·이소영(공동제1저자)·윤종찬(교신저자)교수팀은 9일 우리나라 암환자의 3분의 2가 고혈압 약제를 잘 복용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입원치료와 사망률을 증가 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고혈압을 가진 1만9246명의 암 환자 중, 66.4%가 고혈압 약제를 잘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 중 26.3%는 보통 복약순응도 군이고, 40.0%는 나쁜 복약 순응도 군이었다.
연령별로는 20-24세 환자의 81.8%, 25-29세 환자의 84.2%, 30-34세 환자의 73.4%가 나쁜 복약 순응도 그룹으로 조사돼, 젊은 암 환자일수록 고혈압 약제 복용이 소홀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추적 기간인 8.4년 동안 2752명의 사망과 6057건의 심혈관 사건이 발생했다.

복약 순응도가 좋은 군과 비교하여 보면, 보통과 나쁜 복약 순응도 그룹은 전체 사망률에 대해 각각 1.85배, 2.19배, 심혈관 사망률에 대해 각각 1.72배, 1.71배 증가된 위험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복약 순응도가 보통과 나쁜 군은 새로운 심혈관 사건에 대해 각각 1.33배, 1.34배 증가된 위험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심혈관 사건의 하위 유형에서도 일관됐다.

정미향 교수는 “항암제 개발에 힘입어 많은 암환자들의 생존기간이 늘어났지만 암 치료와 재발에 신경 쓰느라 고혈압 관리는 종종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어려운 암치료에 성공하여도 고혈압 관리를 하지 못하면 입원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심혈관질환까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암 환자들의 고혈압약 복용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종찬 교수는 “암 환자들이 고혈압 약제를 잘 복용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암 환자는 하루에 여러 번 많은 처방약을 복용해야 하고, 또한 질환으로 인한 우울감에 스스로 약을 챙기며 돌보기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일 복합 알약을 처방하여 약제 복용을 단순화 하는 한편, 주치의와 여러 임상과의 다학제 의료팀과의 충분한 상담과 다차원의 의료 지원으로 암치료와 더불어 고혈압과 같은 합병증 관리를 함께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정미향(공동제1저자)·이소영(공동제1저자)·윤종찬(교신저자)교수팀. 서울성모병원 제공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정미향(공동제1저자)·이소영(공동제1저자)·윤종찬(교신저자)교수팀. 서울성모병원 제공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