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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경의 플레e] 급변하는 글로벌 e스포츠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2 14:24

수정 2023.08.12 14:24

[파이낸셜뉴스] 몇 차례 얘기한 바 있지만, 불과 5년전 까지만 하더라도 IOC는 e스포츠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특히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임기 내내 여러 공식 석상에서 e스포츠의 올림픽 종목 편입을 반대해왔다. 그런데 이젠 아니다. 확 바뀌고 있다. 그것도 상전벽해수준이다. 180도로 바뀐 IOC의 태도에 글로벌 e스포츠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오늘은 이에 관련된 여러 일화를 소개해보려 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 이도경 보좌관

IOC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국제e스포츠연맹(International e-Sports Federation, IeSF)은 영 마뜩잖은 모양새다. 블라드 마리네스쿠 IeSF 회장이 여러 인터뷰를 통해 IOC와 함께 하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IeSF입장에서는 찜찜할 만도 하다. 여태까진 e스포츠를 천대하다가, e스포츠의 수익성이 밝아보이자 이제야 입장을 바꾸니 말이다. 거기다 IeSF입장에선 IOC 종목으로 채택된다고 하더라도 수익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 듯하다. 발생되는 수익의 대부분을 IOC가 가져가고, 정작 본인들은 일정 금액만 ‘배분’받는 처지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성향은 마리네스쿠 회장의 과거 경험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리네스쿠 회장은 과거 국제유도연맹에서 사무총장을 역임한 바 있는데, 당시 국제유도연맹은 마리우스 비저 총재를 중심으로 IOC와 갈등을 빚었다. 주된 이유는 분배금 문제였는데, 이 때문에 IOC 탈퇴 문턱까지 가기도 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 또 있는데, 마리우스 비저 총재와 마리네스쿠 당시 사무총장은 단순 업무 관계가 아니다. 마리네스쿠 총장이 비저 총재의 처남이다. 이래저래 마리네스쿠 IeSF 회장이 IOC에 좋은 인상을 가지지 않을 만 하다.

그렇다고 이를 그냥 두고 볼 IOC가 아니다. IOC의 세리미안 응 부위원장이 나섰다. 본인의 아들인 크리스 찬을 내세워 글로벌e스포츠연맹(Global Esports Federation, GEF)을 만들었다. GEF는 빠른시간내 IeSF의 대항마로 성장했다. IOC 부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의 영향이다. GEF는 텐센트의 지원을 받아 공격적으로 글로벌 대회를 개최하며 꾸준히 세를 불리고 있다.

IeSF와 GEF의 성격이 똑같지는 않다. IeSF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개념의 게임, 즉 스타크래프트나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게임을 주로 다루고 있는 반면, GEF는 가상스포츠를 중심으로 한다. 예를 들자면 스크린 골프처럼, 실제 스포츠를 가상의 공간으로 옮긴 종목을 운영하고 있다. 도쿄올림픽때 열린 ‘올림픽 가상 시리즈’를 생각하면 된다. 당시 GEF는 조정, 사이클, 세일링 등 스포츠 종목을 가상 시뮬레이션화했었다.

호사다마라고 해야할지, IOC의 e스포츠 러브콜에는 예상치 못한 또다른 마찰도 불거졌다. GEF의 행보에 국제스포츠연맹이 반발하고 나섰다. 아무리 형식을 가상으로 바꿨다고 해도 가상스포츠의 중심은 스포츠 종목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크린 골프’는 ‘스크린’이 아니라 ‘골프’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각 가상스포츠 종목은 해당 스포츠 종목의 한 분과로 편입되어야지, 가상스포츠라는 새로운 종목에 포함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래저래 상황이 복잡하다. 그렇다보니 IOC도 IeSF와 GEF 모두 공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래선 안된다.
IOC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물론 직접적인 개입은 어렵다.
그렇다면 후방에서 조율자의 역할이라도 해야 한다. IeSF와 GEF의 갈등, GEF와 글로벌종목단체간 마찰이 해결되지 않는 한, IOC가 e스포츠를 품을 욕심을 가져선 안될 일이다

정리/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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