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냉방병이 부러운 직장인들.."대표가 에어컨 끈 지 3주째다"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21 09:04

수정 2023.08.21 09:04

직장갑질119에 쏟아진 '냉방 갑질' 제보
"대표가 리모컨 가져가..못 만지게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대표가 에어컨 안 틀어준 지 2~3주 됐어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 20일 이른바 ‘에어컨 갑질’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의 제보 사례를 공개했다.

제보자 A씨는 "대표가 단체 채팅방에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라는 글을 올린 뒤부터는 2~3주 정도 에어컨을 틀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B씨는 "에어컨 리모컨을 대표만 가지고 있고 아예 못 만지게 한다. 더위에 너무 힘들게 일하고 있다"라고 제보했다.

회사 측에 에어컨을 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사례도 있었다. 제보자 C씨는 "30도가 넘는 날씨에 사장이 사무실 에어컨을 고쳐주지 않아 약간의 언쟁이 있었다”라며 “열흘 뒤 해고당했는데, 해고통지서에는 일자만 기재돼 있고 사유는 아예 공란이었다”라고 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건설업, 제조업 등 50인 미만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이동식 에어컨 구매 비용을 지원하고 기온이 35도 이상일 때 시간당 15분씩 쉬게 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권고’에 불과해 사용자가 이행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직장갑질119는 "사업주는 강제성이 없는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노동자들은 사업주에게 적정 온도를 유지할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라며 "노동부는 '에어컨 갑질' 신고센터를 만들고, 작업장 온도가 노동자 생명 안전에 직결되는 중요한 권리라는 점을 적극 안내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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