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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위기, 중개 수수료 미납·세금 연체 '속출'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21 20:21

수정 2023.08.21 20:21

- 한인 밀집지역의 왕징소호 운영하는 소호차이나 3640억원 연체
- 홍콩 중개업체 센탈린은 헝다 등으로부터 1831억원 받지 못해
한국인 밀집 지역인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복합쇼핑·사무센터 왕징소호. 사진=정지우 특파원
한국인 밀집 지역인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복합쇼핑·사무센터 왕징소호.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가중되면서 중개 수수료를 미납하고 세금을 연체하는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동방재부망 등에 따르면 홍콩 부동산 중개업체 센탈린의 중국 선전 자회사는 헝다(에버그란데), 자자오예, 스마오, 바오넝 등 여러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로부터 총 10억위안(약 1831억원) 이상의 판매 수수료를 지급받지 못해 직원들에게 관련 수당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센탈린은 지난 11일에 작성한 문서에서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을 상대로 5억3500만위안(약 979억원)의 연체 수수료 회수를 위한 법적 조치에 들어갔다.

센탈린은 최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기일 내 수수료 지급에 실패한 탓에 회사와 직원들이 고통받는 것에 유감을 표하며 연체 수수료 회수를 위한 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센탈린은 직원이 5000여명인 홍콩의 메이저 부동산 중개업체로, 선전을 중심으로 중국 본토에서도 20년 이상 활동해왔다.

부동산 중개업체들은 부동산 개발업체들과 함께 새로운 건설 프로젝트를 홍보·판매하며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


SCMP는 장기 호황이 끝나고 지난 2년여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기의 최신 징후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오피스빌딩 전문 부동산개발업체 소호차이나도 지난 18일 상반기 실적발표를 통해 자회사인 ‘베이징왕징소호부동산’이 토지 부가가치세와 연체료 등 19억8600만위안(약 3640억원)을 체납했다고 공시했다.

소호차이나는 이로 인해 42억3200만위안(약 7760억원)의 은행 차입금이 ‘크로스(교차) 디폴트’(연쇄 지급불능)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크로스 디폴트는 한 채무계약에서 지급불능이 발생하면 다른 채권자도 같은 채무자에 대해 일방적으로 지급불능을 선언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소호차이나는 베이징 한인 밀집 지역인 왕징의 왕징소호, 젊은이의 거리인 싼리툰의 싼리툰소호를 비롯해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 랜드마크 건물을 지어 운영해 왔다.

소호차이나는 현지 세무 당국과 구체적인 지불 계획에 합의해 부동산 등을 처분해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93%나 급감하는 등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위기 극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불패신화를 자랑한 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붕괴의 시작을 알린 헝다 역시 홍콩에서도 수수료 미지급으로 고소당했다.


2021년 10월 센탈린과 홍콩의 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체 미들랜드는 헝다를 상대로 각각 미지급 수수료 310만홍콩달러(약 5억3000만원)와 4345만홍콩달러(약 75억원)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홍콩 법원에 제기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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