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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가 희비 엇갈린 인적분할 기업..STX는 웃을까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22 16:25

수정 2023.08.22 22:16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올해 인적분할 후 주가 변동폭
(재상장 시초가 대비 22일 종가 기준)
종목 변동폭
조선내화 -26.06%
한화갤러리아 -35.82%
OCI -8.6%
이수스페셜티케미컬 151.8%
(한국거래소)
[파이낸셜뉴스] STX가 최근 물류·해운사업의 인적분할을 확정지으면서 향후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올해 인적분할을 단행한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TX는 지난 16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신설법인 STX그린로지스로 물류·해운사업을 분리하는 인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STX그린로지스는 다음달 13일 재상장될 예정이다.

인적분할 소식에 STX의 주가는 5거래일 연속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16일과 21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가 이날 STX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지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4% 오른 3만2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인적분할 뒤에도 주가가 강세를 이어갈 지는 미지수다. 최근 인적분할을 단행한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인적분할로 신설된 조선내화와 한화갤러리아는 이날 재상장 시초가 대비 26.06%, 35.82% 하락세를 나타냈다.

인적분할은 기업의 분할방식 중 하나로, 신설회사가 발행한 신주를 기존 회사의 주주에 지분율에 따라 배정한다. 물적분할보다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에서 나쁠 것 없는 선택으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기업의 인적분할 목적에 따라 주가가 되레 하락하면서 인적분할도 더 이상 호재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적분할을 추진한 일부 기업이 최대주주의 지배구조 강화에 초점을 맞츤 탓이다.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력 강화에는 통상 자사주가 활용된다. 자사주를 보유한 기존회사가 인적분할시 신설회사의 신주를 자사주에 배정받는데 이때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결과적으로 별다른 추가 자금을 들이지 않고도 대주주의 신설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커진다.

올해 5월 인적분할을 진행한 OCI홀딩스는 현물출자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신설법인 OCI를 자회사로 올해 말 편입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대주주 지배력 강화 신호로 받아들였고,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OCI는 이날 재상장 시초가(14만1200원)에서 8.6% 내린 12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와 달리, 비슷한 시기에 인적분할을 단행한 이수화학은 인적분할 전부터 지배구조가 완성된 상태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수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김상범 이수엑사켐 회장이 이수엑사켐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고, 이수엑사켐은 이수그룹의 지분율 73.44%를 가진 최대주주다.

그리고 이수그룹은 이수화학과 신설법인인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최대주주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주가는 재상장 시초가(8만3000원) 대비 151.8% 오른 상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인적분할의 장점인 경영환경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 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특정 오너의 낮은 지분율을 끌어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면 주주 반발 역시 불가피할 것”이라며 “소액주주 입장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인적분할을 활용하는 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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