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비위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지난달 8일 서울경찰청 소속 간부가 술에 취한 여성 직원을 종로구의 한 모텔로 데려가 동의 없이 성관계를 한 혐의(준강간 혐의)로 입건되는 일이 있었다. 또 지난달 11일 수서경찰서 소속 경감이 한 아파트 단지 정문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제6호 태풍 ‘카눈’이 수도권을 지나가며 을호 비상이 발령돼 있었다.
이런 비위 사건에 대한 경찰청의 대처는 강경했다.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문제를 일으킨 직원의 소속 경찰서장을 직위해제하는 조치까지 내렸다.
경찰청은 지난달 14일 백남익 서울수서경찰서장의 직위를 해제하고 대기발령 조치했다. 음주 운전을 한 소식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데 따른 문책성 인사조처다. 반기수 광주광산경찰서장과 윤주철 인천중부경찰서장도 직원들의 일탈 책임을 물어 직위를 해제하고 대기발령 조치했다.
경찰청이 직원뿐만 아니라 지휘관에게도 책임을 묻는 것은 경찰관의 일탈 행위가 끊이지 않으며 국민 신뢰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더 자중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시기에 경찰이 기강 해이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비위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들을 엄중하게 지휘·관리해야 할 경찰서장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다만 일선에서는 소속 직원의 일탈 책임을 일선 경찰서장에게 지우는 것은 '연좌제'로 보일 수 있다면서 과도한 조치라는 반응도 나온다.
전문가들도 경찰이 국민 신뢰를 상실하기 전에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 조직은 법집행기관으로써 더욱 시민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단순 기강 확립 식 구호를 떠나 경찰 내부 교육과 생활 습관 확립 등 전반적인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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