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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투업 대출액, 1년 만에 4분의 1 감소했다” 신규 대출 가뭄에 연체율 치솟는 P2P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1 15:19

수정 2023.09.11 15:19

8월말 온투업계 대출액 ‘1조670억’
전년 동월 대비 3461억원 빠져
대출 규모 큰 업체도 연체율 15%↑
기관투자도 사실상 막혀 “자금조달 빨간불”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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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한때 ‘혁신금융’으로 떠올랐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계의 대출 잔액이 1년 만에 25%가량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출 규모가 큰 업체들의 연체율도 규제 비율 이상으로 치솟고 소형 업체의 폐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관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는 등 업계 전체의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다.

온투업체 대출잔액·연체율 추이
온투업체 전체 대출잔액 상위 3곳 업체 연체율(%)
구분 대출잔액 피플펀드 투게더앱스 8퍼센트 평균
2022년 8월 1조4131억원 1.37 4.36 2.28 2.67
2022년 11월 1조3809억원 2.03 8.04 3.25 4.44
2023년 2월 1조2793억원 4.08 17.01 8.93 10.01
2023년 5월 1조1294억원 6.32 28.73 9.28 14.78
2023년 8월 1조670억원 7.81 26.96 5.12 13.30
(P2P센터, 각사)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온투업계의 대출잔액은 1조6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1조4131억원) 대비 24.5%(3461억원) 감소한 수치다. 온투업계 대출잔액는 2022년 5월(1조4152억)에 고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내리막길을 타며 지난 7월까지 11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후 지난 7월에 대출잔액이 62억원 소폭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으나 지난달 또다시 대출잔액이 줄었다.


신규 대출은 줄어드는데 연체율은 오름세다. 대출잔액 기준 상위 3개사(피플펀드·투게더앱스·8퍼센트)의 지난 8월말 기준 연체율은 전년 동월(2.67%) 대비 10.63%p 늘어난 13.3%로 나타났다. 특히 투게더앱스의 8월 말 기준 연체율은 지난 8월 4.36%였으나 지난해 2월 17.01%를 기록하며 금융당국의 연체율 공시 기준인 15%를 뛰어넘은 후 지난 8월말 26.96%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는 온투업계 전체 대출의 70%를 차지하는 부동산 대출이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고금리 기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가 휘청이면서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차주가 늘어나며 연체율이 상승했다. 현재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52개 온투업체 가운데 연체율이 15%를 넘어선 곳이 7곳에 달한다.

업계 불황이 이어지면서 중소형 온투업들의 폐업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업계 7위 그래프펀딩이 폐업했다. 당시 그래프 펀딩은 "부동산 시장 악화로 인해 영업 환경이 급변해 신규 투자자 모집, 신규 대출 상품 개시를 중단한다"며 영업 종료 사유를 밝혔다. 올해에는 지난 6월과 7월에 각각 비드펀딩, 캠퍼스 펀딩이 신규대출을 중단했다.

이같이 수익성과 연체율에 모두 빨간불이 켜진 온투업체는 기관투자를 통한 자금 수혈로 반등을 기대했으나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아 사실상 유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기관투자 유치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으나 현재까지 세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투자한도가 기존 3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늘어났으나 온투업체의 자금경색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인 수준이다.

이에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는 온투업체도 등장했다.
피플펀드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통해 이수환 신임 대표를 선임하면서 인공지능(AI) 신용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금융사 대상 B2B 솔루션 사업을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펀다는 온라인셀러의 사입비를 선정산하는 서비스를 출시했고 위펀딩은 부동산 투자권리를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 ‘위마켓’을 선보였다.


온투업체 관계자는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업체의 수는 손에 꼽는다”라며 “기관투자 유치도 기약 없이 미뤄진 상태라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자금 압박에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업체의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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