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EU, 中 전기차 보조금 조사한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4 07:59

수정 2023.09.14 07:59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13일(현지시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유럽 자동차 업체들에 피해를 주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7월 17일 프랑스 남서부 툴루즈의 전기차 충전소. AFP연합
유럽연합(EU)이 13일(현지시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유럽 자동차 업체들에 피해를 주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7월 17일 프랑스 남서부 툴루즈의 전기차 충전소. AFP연합


유럽연합(EU)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전기차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보조금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 싼 값으로 전기차를 풀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고, 유럽 전기차 업체들과 가격경쟁에서 불공정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폭스바겐, 다임러벤츠, 스텔란티스 등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불만 제기로 조사 결정이 이뤄졌지만 이들이 중국에서 보조금을 받고 생산한 뒤 유럽으로 수입하면 이들 역시 보복관세를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년 안에 유럽 시장 15% 차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중국 전기차 수입이 아직은 소규모에 불과하지만 수입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어 2년 안에는 유럽 전기차 시장의 15%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럽은 10여년 전 태양광 패널에서도 같은 일을 겪은 바 있다.

정부 보조금으로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 태양광 패널업체들이 유럽 시장에 유럽 제품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태양광 패널을 풀면서 유럽 태양광 업체들이 줄도산 위험에 처해 있다.

한 EU 고위 외교관계자는 "자동차 산업까지 잃을 수는 없다"고 이번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유럽업체에 불똥 튈 수도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옌 EU집행위원장은 이날 중국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에 관한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 EU 관계자에 따르면 보조금 덕에 중국 수입 전기차들은 유럽 전기차보다 약 20% 낮은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하다.

이번 조사에서 보조금 지급으로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 확인되면 약 10~15% 보복관세가 중국 전기차에 매겨질 전망이다. 조사는 앞으로 9개월 동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U의 전기차 보조금 조사는 중국업체는 물론이고 미국 테슬라, 스웨덴 폴스타, 또 EU 회원국내 업체도 대상이다.

베이커매킨지의 무역담당 변호사 아르노 빌렘스는 "중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EU 업체들도 중국 수출업체로 간주될 것"이라면서 "(보조금을 받아 중국에서 생산한 뒤 유럽으로 수출할 경우)그들 역시 보복관세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효과는 크지 않을 것


빌렘스는 이번 보조금 조사 효과는 그러나 기대한 것과 달리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입 배터리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수입한 배터리로 유럽에서 전기차를 만들면 보조금 대상 조사에서 제외된다. 배터리가 전기차 값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조사 실효성에 의구심이 나오는 배경이다.


빌렘스는 게다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자동차에 현재 10% 관세가 매겨지고 있어 추가 관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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