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나야 북한이야…중국·러시아 기대 거는 尹정부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4 19:31

수정 2023.09.14 19:31

북러 정상회담 끝나자 중러 고위급회담 예정
정부, 경고하면서도 "중러 소통하고 있다" 강조
배경에는 "북중러 협력 강도 허접해" 평가절하
전문가들 "북중러 얕아" vs "한미일 맞서 뭉쳐" 갈려
15일 한미 EDSCG서 북중러 대응 메시지·조치 주목

2019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이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 참석한 모습. 2019.11.14.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사진=뉴스1
2019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이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 참석한 모습. 2019.11.14.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북중러가 급속히 밀착하고 있다. 4년 만의 북러정상회담이 열리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러시아로 향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북중러가 뭉치면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가중된다는 우려가 나오자 14일 윤석열 정부는 중러와 원활히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러가 북한보다는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택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읽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벌이면서 군사협력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북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데 쓰일 포탄을 제공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도 러시아로 향했다. 이날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에 따르면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오는 18일 러시아를 찾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김 위원장이 이달 23일부터 열리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만큼 북중러가 유기적으로 협력체계를 다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이에 우려를 표하고 국제사회 차원에서 대응에 나선다면서도, 구체적인 대책은 북러회담 내용 파악 뒤로 미루고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맞대응에도 선을 그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는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9.14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끝)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는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4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3.9.14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끝)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는 이날 북러 간의 무기거래와 군사협력이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규탄했다. 특히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NSC 상임위원들은 “유엔 헌장과 안보리 결의 준수에 대한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고 했고,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러 군사협력이 현실화될 경우 한러관계에도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한중 간에, 또 한러 간에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북한이 제공하는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인다는 것도 오래 전부터 확인해온 사항”이라고 짚었고,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러시아는 장기적으로 북한보다 대한민국과의 관계가 훨씬 중요할 것이고, 중러에게 북한은 부담만 되기에 북중러는 협력 강도가 허접하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CCTV 캡쳐) 2019.6.21/뉴스1 /사진=뉴스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CCTV 캡쳐) 2019.6.21/뉴스1 /사진=뉴스1

정부의 북중러 밀착에 대한 평가절하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견이 갈린다.
“북한은 예전부터 자신의 이익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 사이를 오갔어서 북중러 3국 협력은 얕을 수밖에 없다”(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공감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북중러가 동맹까지 가진 못하더라도 한미일이 안보협력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같은 이해관계가 있으면 뭉치게 될 수밖에 없다”(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오는 15일 국내에선 처음으로 한미 외교·국방(2+2)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가 열린다.
북러 군사협력, 나아가 북중러 밀착 가능성을 두고 한미가 견제구를 던질 메시지와 확장억제 강화 조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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