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6일간 추석 황금연휴,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은 [고향 가는 길]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7 06:00

수정 2023.09.27 06:00

[파이낸셜뉴스] 이번 추석 명절은 6일간 연휴로 지정돼 모처럼 가족과 정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간간이 소식을 전하던 친척들도 한 자리에서 만나는 날인만큼, 아이부터 어른까지 구성원 모두가 건강하고 즐겁게 명절을 나는 것이 중요하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휴 기간 동안 장시간 이동, 명절 음식 준비, 평소와 다른 생활로 피로감,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명절증후군이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가볍게 넘길 경우 만성질환으로 심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명절음식 과식했을 땐 혈자리 지압

가족과 친지들이 모인 자리에서 풍성한 한가위 음식을 즐기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과식 또는 과음하게 되는 경우도 잦다. 이는 급체로 이어져 복부 팽만, 메스꺼움, 두통, 식은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체증이 나타났을 때 바늘로 손끝을 따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이는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되도록 지압법을 활용하도록 한다.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은 "응급 상황에 대비해 간편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지압법을 숙지해 추석 연휴 동안 각종 건강 문제들에 대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합곡혈(合谷穴)은 소화장애를 완화하는 대표적인 혈자리다. 소화가 잘 안되거나 체한 경우 가볍게 주변을 산책하면서 엄지와 검지 사이 손등에 있는 합곡혈을 지압해주면 증상 해소에 탁월하다. 지압하려는 합곡혈의 반대쪽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꼬집듯이 양손 모두 1분씩 눌러주면 된다.

평소 멀미가 있는 사람들은 명절이 다가올수록 걱정이 앞선다. 혼잡한 교통체증 속에서 자동차의 출발과 정지가 반복될수록 멀미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멀미는 눈이 받아들이는 환경정보와 평형감각 사이의 괴리로 인해 발생하며 어지러움, 현기증, 구토 등을 유발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내관혈(內關穴) 지압을 추천한다. 손목 안쪽 주름의 정가운데에서 팔꿈치 방향으로 4~6c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양쪽 내관혈을 각각 20번씩 지그시 눌러주면 된다. 더욱 빠르게 효능을 얻고자 할 때에는 횟수와 시간에 관계없이 수시로 자극해주는 것이 좋다.

명절에 마주하는 난감한 상황 중 하나가 갑작스레 복통이 찾아오는 경우다. 갈비, 튀김, 전 등 기름진 음식을 평소에 비해 많이 섭취하게 되는 탓이다. 그러나 문제는 야외에서 복통이 시작되면 화장실을 찾을 때까지 뾰족한 해결법이 없다는 것이다. 응급상황에서 장문혈(腸門穴) 지압으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장문혈은 새끼손가락을 타고 내려오는 방향으로 손목에서 약 10cm 떨어져 있으며, 이름대로 '장의 문'의 역할을 하는 만큼 복통과 변의를 상당히 줄여준다. 일반적인 혈자리들과 다르게 장문혈은 '5초 지압, 3초 휴식'이 기본이다. 이를 15회 실시하고 손 방향을 바꿔 반복한다.

합곡혈. 자생한방병원 제공
합곡혈. 자생한방병원 제공

내관혈. 자생한방병원 제공
내관혈. 자생한방병원 제공

장문혈. 자생한방병원 제공
장문혈. 자생한방병원 제공

명절 후 불청객 ‘손목터널증후군’
명절은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를 만나는 즐거운 연휴이지만, 주부들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이 수반되는 기간이기도 하다. 명절음식 준비, 청소 등으로 명절이 끝나고 저릿한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흔히 손이 저리면 혈액순환장애를 먼저 떠올리고 혈액순환 개선제를 복용하거나 온찜질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려고 시도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손저림증은 ‘손목터널증후군’이라는 병에 의해서 발생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이 있을 경우 주로 엄지에서 넷째 손가락(약지)의 끝이 저리고 감각 또한 둔해진다. 특히 밤에 더 저리고, 심해지면 손이 저려 자다가 깨는 경우가 많다. 손저림 증상은 초기에는 일을 많이 하거나, 운전을 하는 등 손을 사용하고 난 후에 주로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손을 사용한 정도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저림증이 나타나고, 엄지손가락의 힘까지 약화되면서 단추 채우기, 전화기 잡기, 방문 열기 등이 불편해지게 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폐쇄된 터널안의 압력이 증가해 신경이 눌리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압력이 지속되면 신경의 손상 또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최종적으로는 정중신경이 영구적으로 손상되게 된다. 따라서 신경 손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터널내의 압력을 줄이는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대구로병원 수부외과센터 정성호 교수는 “혈액순환장애 이외에도 목 디스크나 당뇨병 합병증으로 손저림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손저림증이 시작되면 전문의와 상의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손저림증을 경험하는 환자들은 많지만, 대부분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 하에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전문적인 진단이나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완치가 될 수 있는 질환인데도, 수년간 방치해 심한 손저림은 물론 엄지손가락까지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선넘는 질문은 NO" 올바른 대화법은

명절은 가족과 친지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다. 명절 스트레스의 상당 부분은 취직, 연봉 등 직장 관련 질문이나, 결혼, 연애, 출산과 관련한 민감하고 사적인 대화에서 발생한다. 심지어 명절 이후 가족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기도 한다.

고려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만 교수는 "가족, 친지 간에 정(情)을 돈독히 하는 설 명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한 '스트레스 유발하지 않는 명절 대화법'으로 직설적인 표현은 피하고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명절 때 직설적인 방식이나 민감한 화제로 대화를 시작해 가족 간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이 종종 있다"며 "‘가족이니까 서로 이해하겠지’, ‘가족끼리 하지 못할 말은 없어’라는 생각에 예민한 주제들을 직설적으로 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족 간에라도 분명히 지켜야 할 선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특히 부모, 자식 사이나 형제, 자매 사이에서 서로를 독립적인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뜻만을 강요해선 안된다"며 "결혼, 자녀계획, 연봉 등 사생활을 지나치게 침범하는 말은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스트레스로 인한 명절증후군으로 동반되는 정신증상으로 우울, 불안, 초조, 자극 과민성, 불면, 무기력감, 분노감, 식욕 부진,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 교수는 "명절에 가족 구성원들은 긍정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편안하게 같이 쉬고 즐겁게 보내는 자리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약 해결해야 하는 가족간의 갈등이 있다면 명절 외에 다른 자리에서 지속적인 교류를 통한 대화로 점진적으로 다루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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