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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당장 쏠께요” 해도 10년 기다려야..우리는 어디 가나요[부동산 아토즈]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9 16:30

수정 2023.09.19 16:30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아침' 조감도. 엠디엠 제공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아침' 조감도. 엠디엠 제공

[파이낸셜뉴스] #.디벨로퍼인 엠디엠이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 인근에 조성중인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아침' 은 케어 프로그램과 부대시설로 다양한 서비스와 액티비티 활동까지 지원하는 3세대 실버타운이다. 도심과 자연을 누릴 수 있는 데다 다양한 세대가 공존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롯데건설이 강서구 마곡동에서 공급중인 'VL르웨스트'도 도심형 고급 실버타운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 파이낸셜뉴스가 주요 실버타운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액의 보증금에도 입주하려면 최장 10년까지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대로 된 시설이 부족해 일부 실버타운에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서울 광진구의 '더 클래식 500'은 입소 대기 기간이 길게는 5년이다.
더 클래식 500 관계자는 "보증금 9억원, 월 이용료(식사·관리비 등 포함)는 470만원 가량"이라며 "단 75세를 넘으면 입주가 제한된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 '더시그넘하우스'도 마찬가지이다. 회사 관계자는 "타입마다 차이는 있지만 가장 작은 평형은 최소 1년 이상, 큰 방은 공실이 났을 때 입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증금은 5억6000만~10억7000만원이고, 월 이용료는 320만~390만원 수준이다.

강남 자곡동에 위치한 '서울시니어스강남타워'는 임대의 경우 10년 가량 대기해야 한다. 95가구 가운데 임대가 31가구다. 보증금은 원룸이 2억3000만원, 가장 큰 타입이 4억5000만원이다.

용인에 위치한 '삼성 노블카운티'도 입주대기기간이 1~2년은 기본이다. 방 2개의 경우 보증금이 10억원이고, 월 이용료는 600만원 가량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기 신청하고 공실이 나면 순서에 따라 방이 배정된다"고 전했다.

실버타운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수요자들이 원하는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식사와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버타운은 전국에 총 39곳 8800여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국내 50세 이상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영국 부동산 그룹 세빌스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부동산 미래' 에 따르면 전 세계 노령 인구 급증으로 고령주택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오는 2033년까지 10년간 50세 이상 인구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기간 한국은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가 속도가 세계에서 두 번째 수준이다.

통계청 자료에서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올해 18.4%에서 오는 2070년에는 46.4%까지 상승한다.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이 65세를 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실버타운 공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공급 확대와 중산층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분양형 실버타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분양형 실버주택을 금지하고 있다.
최원철 한양대 교수는 "청년을 위한 주택 대책만 있고 노령층을 위한 방안은 전무하다"며 "정부가 실버주택에 대한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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