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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결 인증샷 올려라" 개딸들, ‘李 체포안' 인증샷 사이트 만들었다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1 07:05

수정 2023.09.21 07:05

이재명 강성 지지자 모임
체포 동의안 여부 사이트 만들어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투표를 약속한 민주당 의원들의 명단을 온라인상에 올리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양심에 따라 의정활동을 해야 하는 의원들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가결표를 고심하는 의원들에 대한 엄포라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이 대표 지지자 모임인 ‘민주당의 민주화 운동’의 온라인 사이트에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부결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거나, 지지자들의 문자메시지 등에 답변한 의원들의 명단과 인증샷이 함께 올라와 있다.

해당 사이트에 따르면 친명계인 조정식 사무총장은 “너무나 당연히 부결”이라고 답변했다. 민주연구원장인 정태호 의원도 “부결시키는 것이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개딸’ 압박에 부당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지역사무실과 의원회관 등으로 부결 여부를 지속해서 묻는 전화가 온다고 토로했다. 일부는 아예 욕설을 하는 지지자도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른바 개딸들의 색출 작업이 결국 내년 총선 공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자발적으로 부결을 약속하는 의원들도 나온다. 정책위의장인 김민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결 당론이 맞다고 본다”고 적었고 윤준병 의원도 “체포동의안에 반대하겠다”고 썼다.

李 "가결하면 당 분열, 부결하면 방탄 프레임"

이재명 대표는 지난 8월 31일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18일에는 탈수 등 증세를 보여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던 이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명백히 불법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지금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 가결하면 당 분열, 부결하면 방탄 프레임에 빠뜨리겠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가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도, 당당하게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들었다”며 “윤석열 정권의 부당한 국가권력 남용과 정치검찰의 정치공작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저들의 꼼수에 놀아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검찰이 정치공작을 위해 표결을 강요한다면 회피가 아니라 헌법과 양심에 따라 당당히 표결해야 한다”며 “올가미가 잘못된 것이라면 피할 것이 아니라 부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투표 관련 입장을 낸 것은 처음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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