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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도 뒤처진 韓 성장률… 수출 부진에 1% 저성장 굳어질라[짙어지는 저성장 그림자]

김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4 18:36

수정 2023.09.24 18:36

OECD, 한국 성장률 1.5% 유지
세계 성장률 상향에도 韓 제자리
中경기 둔화·세수펑크·고금리에
"상저하고' 위태…장기침체 우려"
日에도 뒤처진 韓 성장률… 수출 부진에 1% 저성장 굳어질라[짙어지는 저성장 그림자]

올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기구들의 성장률 전망치가 2~3개월 전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하향조정은 아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상황에서 전망치 유지는 사실상 둔화 전망이란 분석이다. 중국 경기부진 등 악재가 계속되면 내년에도 1%대 성장에 머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년 1%대 성장이 현실화되면 성장률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4년 이후 70년 만에 최초로 2년 연속 1%대 저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각각 1.3%, 1.5%로 예측했다.
ADB는 지난 7월, OECD는 지난 6월 전망치를 유지한 것이다.

OECD는 한국의 성장전망은 유지했지만 세계 경제성장률은 기존 2.7%에서 3.0%로 상향조정했다. 주요국 중 미국은 1.6%에서 2.2%로, 일본은 1.3%에서 1.8%로 높였다. 인도는 6.0%에서 6.3%로, 브라질은 1.7%에서 3.2%로 조정했다. 우리나라 연간 성장률이 일본 대비 낮은 것은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OECD는 "미국, 일본, 브라질 등의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상반기 성장률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OECD는 미국, 일본 등과 달리 한국의 성장전망치를 그대로 둔 근거 중 하나로 중국의 경기둔화를 꼽았다. OECD는 최근 내놓은 '중간경제전망'에서 중국의 올 성장률 전망을 기존 5.4%에서 5.1%로 0.3%p 하향조정했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높은 부채와 취약한 부동산 부문 등에 경제가 발목이 잡히면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ADB는 중국 경제위기의 그림자를 아시아 각국의 성장전망에 반영했다. 중국의 올 경제성장률을 기존 5.0%에서 4.9%로 낮췄다. 대만은 1.5%에서 1.2%로, 홍콩은 4.7%에서 4.3%로 수정했다. ADB 49개 회원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제외)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도 4.8%에서 4.7%로 내렸다.

국내 기관들은 물론 국제기구, 해외 경제예측기관들이 올해 한국 경제 반등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상저하고(경제성장률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개선되는 형태)'가 멀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내년에도 1%대 성장에 머무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ADB와 OECD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2%, 2.1%다.

올 하반기에 이어 내년 경기를 암울하게 보는 것은 흐름을 바꿀 만한 정책 카드가 마땅치 않아서다. 수출은 대외여건 영향을 많이 받아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한계가 있다. 올해 세수부족액이 60조원에 육박해 추가재정 투입 여력도 없다.
글로벌 고금리로 통화정책 조정 여력도 없다. 장기침체 가능성까지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상저하고 가능성 제고를 위한 경기회복 모멘텀 확보 절실' 보고서에서 "3·4분기 현재 한국 경제는 내수, 수출이 모두 부진한 전형적인 불황 국면"이라며 "당초 예상했던 하반기 경기회복 가능성이 약화되고 수출의 조기회복이 어려울 경우 '상저하저, L자형' 장기침체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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