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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韓저성장, 재정으로 해결할 문제 아냐…노동 등 구조개혁 해야"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3 12:00

수정 2023.10.13 12:0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기획재정부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파이낸셜뉴스 사진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기획재정부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파이낸셜뉴스 사진DB


【마라케시(모로코)=홍예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의 저성장 우려와 관련해 "재정을 풀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재정을 통해서 성장률을 올리려고 하면 부작용이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2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기획재정부 기자단과 만나 "우리 경제 성장 문제는 구조적으로 할 문제지 재정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11~13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IMF·W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이다.

이 총재는 "저성장이니까 돈을 더 풀어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단기적인 성장률은 재정을 풀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경기가 나쁘다고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풀고 하면 그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정을 무조건 긴축하자 이런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IMF 내부 자료를 보면 각국이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도록 노력할 때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팬데믹 기간 굉장히 지출이 늘었고 세제든 뭐든 건전하게 가야 한다는 논의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경제, 독일 경제가 어려운 것은 제조업 섹터로 이해가 되는데 그리스나, 이탈리아 등은 재정여럭이 없어서 어려워진 것"이라며 "미래를 위해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게 IMF의 토픽"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한국이 20~30년 뒤를 보면 고령화 문제가 있어 재정상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 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MF는 지난 10일 수정된 세계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1.4%, 내년 2.2%로 전망했다. 내년 전망치는 앞서 7월에 제시한 2.4%보다 0.2%p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저성장이 장기화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 총재는 "많은 경제학들이 현재 인구구조 트렌트를 놓고 잠재성장률을 2% 선으로 생각하는데, 그것을 왜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나"라며 "잠재성장률은 10년, 20년 뒤를 보는 건데 여성 일자리, 해외 일자리, 중장기적으로는 0.7, 0.8로 낮아진 출산율을 어떻게 대응할 거냐 등에 따라 성장잠재력이 2%로 올라갈지, 더 내려갈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당장 3~4% 성장률 보기는 어렵겠지만 미국같은 큰 나라도 2% 성장한다"며 "구조조정 통해서 노동시장이라든가, 여성노동력, 해외노동자 어떻게 활용할지 등을 개혁해주면 장기적으로 목표는 2%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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