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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 나쁜놈들아" 伊총리에 욕설한 작가, 3년 만에 벌금형 선고받았다

임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3 09:06

수정 2023.10.13 09:06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 반마피아 작가 사비아노. 사진=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왼쪽), 반마피아 작가 사비아노.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 TV 토크쇼에 출연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에게 욕설을 내뱉은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2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이날 로마 법원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사비아노의 1심 공판에서 1000유로(한화 약 142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명예훼손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3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 하지만, 검찰은 사비아노의 발언이 실형 건으로 보지 않고, 벌금 10만 유로(약 1억4200만원)를 구형했다. 멜로니 총리 측은 5만 유로(약 7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사비아노의 변호인 안토니오 노빌레는 "집행유예의 일부이기 때문에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유죄 판결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사건은 2020년 12월 이탈리아 TV 정치 토크쇼 '피아자풀리타'에서 일어났다.

방송 약 한 달 전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 난민을 실은 보트가 지중해에서 전복돼 수십 명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 중에는 생후 6개월 된 기니 출신 갓난아기가 포함돼 논란이 됐다.

토크쇼에서는 해당 건을 두고 극우 지도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 마테오 살비니 동맹(Lega) 대표, 사비아노 등이 출연해 대담을 벌였다. 당시 멜로니는 강경 난민 정책을 주장해 대중적인 지지를 받던 인물로, 2022년 10월부터 이탈리아 총리에 당선됐다.

이날 사비아노는 자료 영상에서 갓난아기를 잃고 절규하는 어머니 장면을 본 뒤 "나는 단지 멜로니, 그리고 살비니에게 말하고 싶다. 이 나쁜 놈들아(bastardi),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크쇼가 끝난 뒤 멜로니는 사비아노를 '연쇄 증오자(serial hater)'라고 칭했고,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후 약 3년 만에 1심 판결이 나왔다.

멜로니의 고소 선언 이후 작가 단체 및 언론 단체가 멜로니에게 소송을 취하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었다.


하지만, 멜로니는 고소 의지를 꺾지 않았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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