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사람도 비행기도 없는 '조용한 공항'…그래도 '부활 날개' 편다 [공항 양극화시대 지방이 무너진다 <4>]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5 18:04

수정 2023.10.15 18:04

5월까지 여객수 2019년의 15배↑
플라이강원 회생신청에 상황 급변
이르면 11월 비정기편부터 재운항
지난 13일 양양국제공항 출국장이 이용객들이 없어 텅텅 비어 있다. 사진=김영권 기자
지난 13일 양양국제공항 출국장이 이용객들이 없어 텅텅 비어 있다. 사진=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양양(강원)=김영권 기자】 지난 13일 오전 찾은 양양국제공항. 흔히 '공항' 하면 떠오르는 북적임과는 거리가 먼 그야말로 정적만이 감도는 '유령공항'이었다.

임시주차장을 포함해 685면에 이르는 주차구역에 주차해 있는 차량 수가 너무 적어 눈으로도 셀 수 있을 정도였다. 한국공항공사는 여객유치를 위해 양양국제공항에서 무료주차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이 주차장이 가득 차 갓길에도 차를 대야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실제로 올해 들어 5월까지 양양공항 여객수는 15만5979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1만300명)의 15배가 넘었다.

최춘자 한국공항공사 양양공항장은 "4월까지만 해도 여객 급증에 따른 주차난으로 인한 이용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인근의 사이클경기장 주차장을 추가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면서 "연간 목표로 삼았던 여객수를 조기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었다"고 말했다.

■거점항공사 부재 치명적

하지만 잘나가던 양양공항이 갑자기 조용한 공항이 된 건 거점항공사인 플라이강원의 부재가 결정적이었다. 지난 5월 플라이강원이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는 것이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으로 보면 전국 지방 공항 가운데 유일하게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었던 데다 코로나 종식 후 일본, 대만, 베트남뿐만 아니라 중국 노선권 확보를 추진하는 등 사업다각화도 모색하고 있었다"면서 "플라이강원이 경영난으로 5월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을 모두 중단한 이후 에어로케이와 하이에어가 잠시 국내선을 운항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양양공항을 이용하는 항공사 노선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항공업계와 양양 지역 및 강원도 지자체들은 양양공항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플라이강원에 이은 거점항공사가 조속히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보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가 훨씬 큰 양양공항 특성상 거점항공사를 통한 안정적 운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원도 인구가 적은 상황에서 그나마 원활한 공항 운영을 위해서는 해외 관광객 유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최 공항장은 "양양공항을 이용하는 도내 수요를 보면 양양, 속초, 강릉 정도로 31만명 정도에 머물고 춘천, 원주, 가평 등에서는 양양까지 제대로 된 대중교통편이 없어 김포공항을 이용한다"면서 "무안국제공항이 여수나 광주, 나주 등 100만명을 훌쩍 넘는 배후수요를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기본적인 아웃바운드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고 말했다.

■해외관광객 유치에 운명 달려

다만 양양공항이나 강원도 지자체들은 지금의 상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강원 동계 청소년올림픽에 맞춰 양양공항에는 이르면 11월부터 비정기편을 시작으로 다시 항공기가 다닐 전망이다. 양양공항은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우선적으로 36회의 전세기를 운항할 계획이다. 현재 12월 마닐라(5회)를 비롯해 냐짱(2024년 1월) 7회, 다낭(2024년 2월) 4회 등 16회 운항은 확정했고 올해 11월 울란바토르 2회, 12월 항저우 18회 등을 협의하고 있다.


노선 재운항에 맞춰 시설개선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선 올해 12월 초까지 개항 후 한번도 하지 않았던 에스컬레이터 교체사업을 한다.
여기에 양양군은 양양국제공항 화물터미널 구축 및 인프라 환경조성 사업도 추진 중이다.

kim091@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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