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연봉의 벽' 日 남녀 임금격차, OECD 평균의 2배 [김경민의 도쿄 혼네]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8 09:13

수정 2023.10.18 09:13

25년간 21.3%까지 좁혔지만 아직도 남녀 격차 커
비정규직 많고, 관리직 비율 낮고, 근속연수 짧아
일본 정부, 여성 노동시장 참여로 일손부족 해결 의지
도쿄 긴자 거리. 연합뉴스
도쿄 긴자 거리. 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의 남녀 임금격차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주요국 평균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여성의 일자리는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데다 결혼, 출산 후 경력 단절이 되는 근로 환경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의 남녀 임금격차는 2022년 기준 지난 25년 동안 15%포인트 줄어든 21.3% 차이로 좁혀졌다. 월정액 기준 임금은 2022년 남성이 34만2000엔, 여성은 25만8900엔으로 집계됐다. 그 동안 기업의 처우 개선으로 차이는 좁혀졌지만 여전히 선진국 평균의 약 2배에 달한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7.0%, 영국은 14.5%, 프랑스는 11.6%로 일본보다 격차가 작았다.
OECD 평균은 11.9%였다.

일본의 남녀 임금격차가 큰 이유는 여성은 파트타임 등 비정규직이 많은 데다 관리직 비율이 낮거나 근속연수가 짧기 때문이다.

일본 관리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13.2%였다. 스웨덴의 43.0%, 미국의 41.4%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일본 여성의 근속 연수는 남성보다 짧은 것이 일반적이다. 남녀 간 평균 근속연수 차이는 1985년 5.1년에서 2022년 3.9년으로 좁혀졌으나 여성은 출산 등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관리직 비율과 근속연수에서 남녀간 격차를 없애게 된다면 여성의 임금 수준은 남성의 89% 이상으로 개선된다"며 "이는 프랑스, 독일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에 따르면 일과 양립하기 어려운 직장 환경이나 장시간 노동, 경직적인 근로 방식은 남성의 가사·육아 참여를 막는 직접적 요소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인구 감소로 일손 부족 현상이 현실화하면서 일본 정부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뒷받침하는 제도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에서는 남녀의 임금격차 공표에 관한 관련법 정비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도 2022년 7월부터 종업원이 301명 이상인 기업에 대해 임금격차 공개가 의무화됐다.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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