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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남몰래 웃었다.. 중고명품 '호황', 샤넬 거래액 1위 [명품價 이야기]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18 11:06

수정 2023.10.18 11:06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 샤넬 핸드백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 샤넬 핸드백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초부터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줄인상과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경기 불황으로 인해 명품 소비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중고 명품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17일 국내 중고명품 전문 플랫폼 구구스는 올해 1∼9월 매입·위탁 상품과 판매 완료 상품을 바탕으로 분석해 '2023년 중고명품 트렌드'를 발표했다.

사진=구구스 제공,연합뉴스
사진=구구스 제공,연합뉴스

'에루샤' 중고 명품시장에서도 강세
분석 결과 올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브랜드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차지했으며 에르메스와 롤렉스, 루이비통, 까르띠에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국내 명품 시장을 주도하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는 올해도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구구스가 집계한 인기 브랜드 순위와 비교해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고명품 거래 카테고리를 인기순으로 살펴보면 가방이 4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시계(21%), 주얼리(13%), 의류(9%), 신발(4%) 순으로 집계됐다.

올해 구구스에서 최고가로 판매된 상품은 오데마피게 로얄오크 골드 시계로, 소매가 8400만원보다 1.3배 높은 1억9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중고 제품임에도 새 상품보다 2500만원의 웃돈을 붙여 거래된 것인데, 이른바 '오픈런'(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줄을 서는 행위)을 해도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구구스에서 제품을 구입할 경우 상품 매입·위탁 후 판매까지 소요 일수는 평균 35일 이내로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일주일 내 판매 비중은 약 4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900만원 상당의 오데마피게 로얄오크 오프셔 크로노 시계는 등록하자마자 당일 바로 판매돼 올 상반기 최단 시간에 판매된 고가 상품으로 기록됐다.

구구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명품 브랜드의 연이은 가격 인상과 경기 침체가 맞물려 중고명품 거래가 더 활기를 보였다"며 "명품 대중화와 더불어 희소성이 더해진 최고급(하이엔드) 브랜드 수요가 늘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명품값 올렸지만.. 루이비통도 3분기 성장세 꺾여

한편 올해 초부터 명품 브랜드의 줄인상이 이어지고 있으나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지난 3분기에 시장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 초 중국의 코로나19 팬데믹 종료로 LVMH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중국에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명품 소비자가 지출을 줄였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경제 사정이 좋았던 미국의 경우 올해 들어 명품 소비를 줄이는 추세가 이어졌고, 유럽 소비도 정체됨에 따라 LVMH 성장률이 감소세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중국에서 수년간 부동산 위기가 지속되면서 당국의 과잉 투자가 사실상 종료됐다"며 "이로 인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명품 소비가 호전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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