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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소탕 후 가자지구는?... 출구전략 헤매는 이스라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5 18:10

수정 2023.10.25 18:10

"기약 없는 재점령 피한다" 원칙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신뢰 잃어
이집트·사우디 등 신탁통치 거론
가자지구 지상전이 임박한 가운데 이스라엘 군인들이 2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접경 지대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전면 투입이 지연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출구전략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EPA연합
가자지구 지상전이 임박한 가운데 이스라엘 군인들이 2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접경 지대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지상군 전면 투입이 지연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출구전략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EPA연합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쟁을 끝낸 뒤 계획이 아직 정해지지 못한 것에 대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도 9·11테러 이후 섣불리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다가 소득 없는 20년 전쟁에 휘말린 바 있다.


■출구전략이 없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이하 현지시간)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미국이 직접 우려를 전달하는 등 이스라엘이 출구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출구전략 부재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 지연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스라엘 내부 정보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에) '그날 이후' 계획이 없다"면서 "이스라엘 시스템이 아직 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도 (그날 이후)계획이 없다는 점을 깨달았을 때 심각한 혼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짜야 할 출구전략의 핵심은 전쟁 이후 가자지구를 누가 통치하는지이다. 이스라엘국방군(IDF) 퇴역 고위 장교들과 외부 분석가들이 참여하는 '계획부'가 현재 공식적으로 전쟁 이후 가자지구 통치와 관련한 계획을 짜고 있다. 그러나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없다. 한 소식통은 "모두가 이 일에 매달리고 있지만 각자 생각이 다르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냐 신탁통치냐

논의 중인 출구 전략의 원칙은 기약 없는 가자지구 재점령은 피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점령했다가 2005년 철수한 뒤 하마스가 집권하면서 유혈충돌이 지속되고 있다. 검토되는 출구전략 가운데 하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강화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를 다시 통치하는 것이 유력한 대안이다. 다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주민들 사이에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하마스는 부패에 지친 주민들의 지지를 받아 2006년 선거에서 승리해 자치정부 지지를 받는 온건파와 연립정부를 세운 바 있다. 하마스는 그러나 2007년 무력으로 온건파를 쫓아내고 이후 지중해 연안의 가자지구를 통치해왔다. 하마스가 단독 정부를 세운 뒤에는 선거도 없었다.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국가들이 신탁통치를 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이 가자지구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면서 평화유지활동도 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아직 논의만 분분할 뿐 전시내각에서 확정된 방안이 없다.

■이스라엘 "유엔 사무총장 물러나라" 요구

한편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는 유엔의 요구를 거부했다. 오히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24일AP와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가자지구에서 인도주의가 침해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에 즉각 휴전을 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이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수십년간 점령 속에 살았으며 "하마스의 공격은 진공 상태에서 이뤄지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고 발언했으며 이에 에르단 이스라엘 대사가 반발했다.


에르단 대사는 소셜미디어 X에 구테흐스의 발언은 그가 유엔을 이끌 자격이 없는 것을 보여준다며 즉각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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