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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총리의 '내로남불'.. 예비군 총동원령에도, 아들은 참전 안했다

박상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0.26 06:39

수정 2023.10.26 06:39

32세 장남, 미국에서 안돌아와.. 예비군들 분노
2020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촬영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그의 아들 야이르(오른쪽). AP=연합뉴스
2020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촬영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그의 아들 야이르(오른쪽). 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양측이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거주중인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아들이 고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어 이스라엘 예비군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자국을 공격한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을 선언하면서 현역 17만명에 예비군 30만명을 소집하고 전 세계 예비군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이에 수백명의 이스라엘인들이 참전을 위해 고국으로 돌아왔다.

뿐만 아니라 일부 국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예비군 소집 나이를 넘겼음에도 일부 남성들이 자진 입대를 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그러나 올해 초 미국 플로리다로 떠난 네타냐후 총리의 장남 야이르 네타냐후는 아직도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나이는 32세, 예비군 복무 대상이다.


한 이스라엘 군인은 “내가 최전방에 있는 동안 야이르는 마이애미 비치에서 인생을 즐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교전이 격화되고 있는 이스라엘 북부 전선에 배치된 한 예비군은 “고국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일터와 가족을 떠나는 이들은 이러한 상황에 책임이 있는 이들이 아니라 우리”라며 “우리의 형제와 아버지, 아들들은 모두 최전방으로 가고 있는데 야이르는 아직 여기 없다. 이는 이 나라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 예비군은 “나는 내 일과 삶, 가족이 있는 미국에서 고국으로 돌아왔다”면서 “이처럼 중대한 시기에 그곳에 머무르면서 내 조국과 우리나라 사람들을 버려서는 안 된다. 총리의 아들은 어디 있는가? 그는 왜 이스라엘에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스라엘 국민은 만 18세가 되면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한다. 복무기간은 남성 32개월, 여성 24개월이다. 그 이후에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만 40세 또는 그 이상까지 예비군으로 소집될 수 있으며 전쟁이 발발하면 정규군과 함께 전투에 나서게 된다.

야이르는 이스라엘군(IDF)에서 전투병으로 복무한 적은 없다.
다만 IDF 대변인실에서 일하며 군 의무 복무를 마쳤다.

야이르는 최근 이스라엘 내부적으로 수십만명이 참여한 격렬한 시위와 야권의 반발을 불러온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개혁 정국에서 소셜미디어 활동으로 논란이 된 뒤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면서 미국이 이 같은 사태에 자금을 댔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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