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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즈가 다시 역사를 썼다" AI로 복원한 '존 레논' 목소리, 비틀즈 신곡 제작 비하인드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03 13:15

수정 2023.11.03 13:28

45년만에 신곡 '나우 앤 덴' 발매

[리버풀(영국)=AP/뉴시스]지난 3월9일 영국 리버풀의 피어 헤드에 있는 영국 밴드 비틀즈의 동상 주위에 눈이 내리고 있다. 폴 매카트니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비틀즈의 마지막 레코드" '지금 그리고 그때'(Now and Then)를 만들었다고 밝혔다고 BBC가 13일 보도했다. 매카트니는 컴퓨터가 배경 소음 및 악기 소리로부터 분리된 존 레논의 깨끗한 육성을 생성해내 그와 레논의 듀엣 노래를 완성했다. 2023.06.13. /사진=뉴시스
[리버풀(영국)=AP/뉴시스]지난 3월9일 영국 리버풀의 피어 헤드에 있는 영국 밴드 비틀즈의 동상 주위에 눈이 내리고 있다. 폴 매카트니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비틀즈의 마지막 레코드" '지금 그리고 그때'(Now and Then)를 만들었다고 밝혔다고 BBC가 13일 보도했다. 매카트니는 컴퓨터가 배경 소음 및 악기 소리로부터 분리된 존 레논의 깨끗한 육성을 생성해내 그와 레논의 듀엣 노래를 완성했다.
2023.06.13. /사진=뉴시스

2014년 1월 미국 LA에서 폴 매카트니(왼쪽)과 링고 스타가 비틀즈의 에드 설리번 쇼 출연 50주년을 기념하며 공연하는 모습. 2023.10.2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사진=뉴스1
2014년 1월 미국 LA에서 폴 매카트니(왼쪽)과 링고 스타가 비틀즈의 에드 설리번 쇼 출연 50주년을 기념하며 공연하는 모습. 2023.10.27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비틀즈가 다시 역사를 썼다." 공개 약 14시간만에 조회수 397만을 기록한 비틀스의 마지막 신곡 ‘나우 앤 덴 Now And Then' 동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3일 유니버설뮤직에 따르면 '나우 앤 덴'은 비틀즈의 모든 멤버가 참여한 마지막 노래이자, 1996년에 나온 ‘리얼 러브(Real Love)’이후 27년만에 나온 신곡이다.

‘나우 앤 덴’은 故존 레논이 1977년 피아노 반주 위에 목소리를 얹은 미완성 데모곡이었다. 1980년 존 레논 사망 이후 14년 뒤인 1994년 아내 오노 요코가 남은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 故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에게 해당 곡이 담긴 데모 테이프를 넘겼다. 1995년 3월 비틀스 멤버 4명과 프로듀서였던 ELO의 제프 린은 새로운 연주와 코러스를 녹음하여 데모와 함께 믹싱했으나 발매를 포기했다. 몇몇 구간에서 피아노 반주가 존 레논의 목소리를 가렸기 때문. 당시에는 두 소스(Source)를 분리하는 기술의 한계로 작업은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이 곡은 기술의 발달로 마침내 빛을 보았다. 2021년 '반지의 제왕' 피터 잭슨이 감독한 다큐멘터리 '비틀스: 겟 백(The Beatles: Get Back)'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런 기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오디오 복원 방법(디믹싱)을 찾게 된 것.

지난해 두 비틀스 멤버, 폴 매카트니와 링고 스타가 다시금 ‘나우 앤 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깔끔하면서 선명하게 분리한 존 레논의 목소리에 1995년 녹음한 조지 해리슨의 일렉트릭 및 어쿠스틱 기타 연주, 새로이 녹음한 링고 스타의 드럼과 폴 매카트니의 베이스, 슬라이드 기타, 피아노 연주 그리고 두 멤버(폴, 링고)의 코러스 목소리를 담았다. 비틀스가 평소에 즐겨 쓰던 현악 오케스트라 연주도 포함했다. 오케스트라 편곡은 폴 매카트니와 자일스 마틴이 맡았다. 자일스 마틴은 ‘제5의 비틀’ 프로듀서 조지 마틴의 아들이자 2006년부터 비틀스 프로젝트를 맡은 주요 인물이다.

유니버설뮤직 측은 "30대인 존 레논의 목소리와 80대가 된 폴 매카트니의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하모니는 듣는 이에게 뭉클한 감동을 준다"고 강조했다.

■ 링고 스타 "모두에게 감동적 순간, 존이 진짜 그곳에 있는 듯"

지난 2일 새벽(한국시간), 이번 신곡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과정을 담은 12분 미니 다큐멘터리가 나왔다. 오늘은 피터 잭슨이 참여한 뮤직비디오도 공개됐다.

폴 매카트니는 다큐멘터리에서 “컴퓨터 신호음이 몇 초간 나오더니 드디어 존 레논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주 선명하고 깨끗했다. 여기에 다른 멤버들의 연주까지 더해지니 진정한 비틀스의 노래가 탄생했다”라고 말했다.

링고 스타는 “실제로 우리가 같은 공간에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며 “우리 모두에게 감동적인 순간이었고, 존이 마치 진짜 그곳에 있는 것 같았다. 엄청났다”고 전했다.

존 레논의 아들 션 레논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로 수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모두 함께 비틀스의 노래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정말 큰 감동이었다.”고 말하며 “마치 타임캡슐을 탄 것 같았다, 정말 뜻깊은 순간이다”라고 소감을 드러냈다.

인공 지능의 힘을 빌려 곡을 만든 것에는 모두 “존 레논은 살아생전 새로운 기술을 실험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흥미로워했던 사람이니까 환영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비틀스의 마지막 곡 ‘나우 앤 덴'과 함께 1962년 10월 데뷔 싱글 ‘러브 미 두(Love Me Do)’도 멀티 트랙으로 공개했다.
기존 모노 믹싱에서 벗어난 스테레오와 돌비 애트모스로 믹싱한 버전이다.

오는 10일엔 비틀스의 대표곡을 담은 컬렉션 앨범 '1962-1966(The Red Album)'과 '1967-1970(The Blue Album)'을 2023년 에디션 패키지로 발매한다.
두 앨범은 각각 ‘레드 앨범’과 ‘블루 앨범’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번 신곡 ‘나우 앤 덴’은 ‘블루 앨범’에 추가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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