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사진으로 보는 가자지구의 한 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1 05:00

수정 2023.11.11 05:00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10월 7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 한달이 지났다. 하마스는 기습 공격을 통해 이스라엘 민간인 1300여명을 살해했고 200명이 넘는 인질을 잡아갔다. 이에 이스라엘은 보복 공격에 나섰고 가자지구에서 1만여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휴전을 위한 세계 주요국들의 노력에도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보이며 거절하고 있다. 하마스의 공격부터, 이스라엘의 반격, 국제 정세까지 사진으로 돌아본다.

하마스의 기습, 1300여명 사망, 민간인 납치

지난 10월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를 향해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AFP연합뉴스
지난 10월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를 향해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달 7일 새벽 6시 30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는 인접한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향해 약 5000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의 단거리 미사일 방어망인 '아이언돔'은 짧은 시간에 수천발씩 쏟아지는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했다.

지난달 9일(현지시간) 공개된 감시카메라 영상에서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 병력이 이스라엘 남부의 음악 축제 현장을 급습해 민간인을 끌어내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달 9일(현지시간) 공개된 감시카메라 영상에서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 병력이 이스라엘 남부의 음악 축제 현장을 급습해 민간인을 끌어내고 있다.AFP연합뉴스

하마스는 '알 아크사 홍수'라고 명명한 해당 작전에서 로켓 공격뿐만 아니라 지상 병력까지 투입했다. 7일 최소 2000명이 넘는 하마스 병력이 헹글라이더와 불도저 등을 이용해 이스라엘의 봉쇄선을 뚫고 이스라엘 정착촌과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1300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약 3200명이 다쳤다. 이들은 239명의 인질을 납치해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스라엘 보복 공격, 예비군 소집


지난달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칸 유니스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무너진 이슬람 사원.로이터뉴스1
지난달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칸 유니스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무너진 이슬람 사원.로이터뉴스1

이스라엘군은 즉각 반격에 나서 1500명이 넘는 하마스 병력을 제거했다. 이스라엘은 8일부터 하마스와 전쟁을 선포하고 가자지구 경계를 봉쇄한 다음 전기와 수도, 연료 등의 공급을 차단했다. 동시에 공군과 포병을 이용해 가자지구 내 하마스 시설을 공격했으며 약 36만명에 달하는 예비군 소집에 착수했다.

헤즈볼라의 하마스 지지, 미국의 이스라엘 지지

이달 7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AFP연합뉴스
이달 7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AFP연합뉴스

이란의 지원을 받아 40년 가까이 하마스를 돕고 있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하마스의 공격 직후 하마스를 지지한다고 선언하고 레바논 북부에서 이스라엘 진지를 향해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벌이는 대신 국지적인 포격전만 이어갔다.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돕는 이란 역시 공개적으로 하마스를 지원한다고 밝혔으나 직접 이스라엘을 공격하지는 않았다. 현지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알 아크사 홍수 작전에서 1차 목표인 인질 납치에는 성공했으나 이웃한 이슬람 세력의 광범위한 봉기를 유도한다는 2차 목표에는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A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은 즉각 이스라엘을 전폭 지원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이스라엘을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만났고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제거해야 하지만 지나친 인명 피해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바이든은 동지중해에 2개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하면서 이란 등에게 이번 분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지지 vs. 팔레스타인 지지로 나뉜 세계


지난달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국기와 함께 행진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지난달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국기와 함께 행진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세계 여론은 사건 직후 각각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진영으로 나뉘었다. 이슬람 국가들과 서방 좌파 진영에서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을 자초했다고 주장했으며 이스라엘의 반격을 비난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유대인 및 우파 진영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지지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5일 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두 진영의 시위대가 충돌해 60대 유대인이 사망하기도 했다. 미국 매체들은 바이든이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좌파 및 이슬람 유권자들이 바이든 지지를 철회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알 아흘리 병원에서 관계자들이 전날 폭발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알 아흘리 병원에서 관계자들이 전날 폭발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봉쇄 이후 지속적으로 북부 가자시티 일대를 공습했다. 하마스는 지난달 17일 가자시티의 알 아흘리 병원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약 500명이 숨졌다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군은 즉각 반박 자료를 냈다. 이스라엘군은 폭발 현장이 항공폭탄과 무관하다며 가자지구의 또 다른 무장세력인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가 로켓 발사 실패로 자국민을 해쳤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지구 사망자는 이달 9일 기준 1만812명에 달했다.

하마스, 인질 일부 석방

지난달 20일 이스라엘 정부가 공개한 사진 속에서 하마스에게 납치됐던 여성 인질 2명이 이스라엘군의 호위를 받아 이동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이스라엘 정부가 공개한 사진 속에서 하마스에게 납치됐던 여성 인질 2명이 이스라엘군의 호위를 받아 이동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맹폭을 받은 하마스는 공습을 중단하면 인질을 일부 풀어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이스라엘에 붙잡힌 팔레스타인 죄수와 인질들을 교환하자고 제안했다. 하마스는 우선 인도주의적 배려라며 지난달 20일에 미국인 모녀 2명을 석방했고 같은달 23일에는 이스라엘 여성 2명을 추가로 풀어줬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인질을 전원 석방하기 전까지 휴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마스는 지난달 말에 이웃한 이슬람 국가들에게 이스라엘을 상대로 참전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 가자지구에 지상군 투입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군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이스라엘군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봉쇄와 폭격을 이어가던 이스라엘 정부는 세계 각국의 휴전 요구에도 불구하고 인질 구출을 위해 불가피하다며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12일 소규모 수색대를 가자지구에 보내 인질 수색 작전을 벌였다. 같은달 23일과 25일에는 야간에 전차와 보병들을 가자지구에 투입, 제한적인 기습 작전을 진행했다. 이스라엘군은 마침내 지난달 27일부터 가자지구 북부에 교두보를 마련하고 하마스 지도부가 있다고 추정되는 북부 가자시티를 포위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지상전이 길어질 수 있다며 3개월 이상 지속된다는 관측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민가로 위장한 하마스의 무기공장을 수색한 뒤 압류한 물품을 검사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민가로 위장한 하마스의 무기공장을 수색한 뒤 압류한 물품을 검사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이스라엘군은 지난 8일 발표에서 하마스가 가자지구 북부의 통제권을 상실했으며 가자시티 중심부에서 군사 작전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전면 휴전 대신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일시적인 교전 중단을 요구했다.
미 백악관은 9일 발표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민간인 탈출을 위해 매일 4시간씩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을 중단하기로 약속했다고 알렸다. 같은날 네타냐후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가자지구를 정복하려는 것도 아니고 통치하려는 것도 아니다”라며 하마스 파괴가 전쟁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마스 제거 이후 가자지구를 재건할 것이며 동시에 가자지구의 무장을 해제하여 새로운 안보 질서를 구축하겠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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