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언제까지 상사들에게 빼빼로 돌리나", 저연차 직딩의 '빼빼로 스트레스'

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3 05:00

수정 2023.11.13 05:00

"저연차는 눈치 보고 주게 돼"
"가격 비싸지 않아 생색내기 좋아"
팀 공용비로 사서 나눈 경우도 나와

빼빼로데이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빼빼로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빼빼로데이를 하루 앞둔 10일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빼빼로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 회사원 전모씨(29)는 이직 후 맞은 지난 11월 11일 빼빼로데이에 빼빼로를 돌리지 않았다. 전씨는 "전 회사에서는 챙겼었지만 이번에도 한번 시작하면 매년 챙겨야 될 것 같아서 새 회사에선 아예 안했다"며 "특히 이번에는 평일도 아닌 토요일이어서 그냥 지나가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저연차 직장인들의 경우 빼빼로데이가 다가올 때마다 고민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빼빼로데이에 대한 관심도 줄고 가격도 오르는데 굳이 눈치를 보며 직장에 돌려야 할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가성비 있게 주변사람을 챙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 일부 직장인도 있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빼빼로 매출액은 169억3600만원으로 전년동기(173억9800만원) 대비 2.7% 떨어졌다.

데이터앤리서치에서 지난해 12개 SNS 채널 및 23만개 사이트를 대상으로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빼빼로 데이' 키워드로 온라인 총 포스팅수를 조사한 결과 5만3149건으로 나타났다. 직전해 같은 기간엔 6만4192건, 4년 전인 2018년에는 9만4439건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관심도도 떨어지는 가운데 '직장에까지 빼빼로를 돌려야 하는가'에 대한 직장인의 고민이 커졌다.

직장인 김모씨(30)는 "누군가 직장 내에 선물을 돌려서 그런 문화가 한번 생겨나면 주변 사람들이 피곤해진다"며 "특히 저연차 사원이 돌리는 것은 자발적이기 어렵고 서로 눈치를 보고 다같이 돌리는 문화가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씨(29)는 "빼빼로도 1년 사이 200원 올라 1700원이 됐다"며 "월급은 안 오르고 물가만 오르는데 이런 데까지 눈치를 보며 돈을 써야 하면 부담스럽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김모씨(29)는 "상술이긴 하지만 빼빼로는 그닥 비싸지 않고 그냥 소소한 이벤트로 돌릴 수 있어서 나쁘지 않다"며 "평소 막내라고 얻어먹어서 이런 날 생색내고 챙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고민을 막기 위한 대안도 나왔다. 직장인 황모씨(29)는 "이번에 우리 회사는 그냥 팀 공용비로 다 사서 나눠드렸다"며 "평소에도 챙기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다들 눈치보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고 전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다른 사람에게 좋은 마음을 표현하는 기념일이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너무 상업화돼서 상품 가격이 올라가면 부담스럽고 바람직하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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