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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기구 팔아요' 청소년 166명 몰렸다...판매자도 10대 청소년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3 11:14

수정 2023.11.13 13:34

경기도 특사경, 성인용품을 성인인증 없이 판매한 청소년 등 5명 적발
10대 청소년 성인기구 144개 구매, 또래 청소년에 '되팔아'
구매자 80% 여성 청소년, 20%만 남성 청소년
김광덕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이 13일 '불법 성기구를 판매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광덕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이 13일 '불법 성기구를 판매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온라인 불법 사이트를 통해 '자위 기구'를 판매한다는 말에 무려 166여명에 달하는 청소년들이 몰려 불법 성기구를 구매했다.

특히 판매자 역시 10대 청소년으로, 이들은 성인인증이 필요없는 것을 이용해 361건에 달하는 불법거래 통해 구입한 불법 성기구 885만원어치를 또래 청소년들에게 되팔았다.

13일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은 '성인용품'으로 불리는 성기구를 온라인상에서 성인인증 없이 불법 판매한 성기구 인터넷사이트 대표·법인, 청소년 등 5명을 적발됐다.

김광덕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올해 2월부터 청소년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청소년 유해 물건인 성기구와 청소년 유해 약물인 전자담배 등을 청소년들에게 불법 판매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을 집중수사했다"며 "그 결과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청소년 3명을 포함한 5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청소년유해매체물인 성관련 용품·기구 판매 인터넷사이트는 청소년 유해 표시인 '19세 미만 이용 불가' 표시를 해야 하고, 판매 시 그 상대방의 나이 및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주요 적발 사례로는 국내 상위 성기구 판매 인터넷사이트 A몰을 운영하는 B법인은 일부 접속 링크와 주문 방법을 성인인증 절차 없이 판매했다.

이를 통해 청소년을 포함해 누구라도 판매 중인 성기구를 보고 비회원 주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으며, 청소년 2명이 146건(268만원 상당)의 성기구를 구매했다.

이 가운데 고등학교 1학년을 자퇴한 청소년 C양(17)은 A몰에서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구매한 성기구 144건과 다른 사이트에서 어머니 개인정보를 도용해 구매한 성기구 등을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건당 2000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판매했다.

C양을 통해 성기구를 구매한 청소년은 13세부터 18세까지 166명이며, C양은 179건을 판매해 470만원을 받았으며, 또래 청소년 2명에게 전자담배도 2건(7만원)을 판매하기도 했다.

특히 성기구를 구매한 청소년 166명 중 80%인 133명은 여성 청소년으로 파악됐으며, 남성 청소년은 33명이었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에 따르면 영리를 목적으로 청소년에게 청소년유해매체물을 판매·대여·배포하거나 시청·관람·이용하도록 제공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 청소년유해매체물 또는 청소년 유해 약물 등에 청소년 유해 표시를 하지 아니한 자와 포장하지 아니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김 단장은 "이번 수사를 통해 온라인에서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유해 물건 등 불법 판매 행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청소년을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자위기구 팔아요' 청소년 166명 몰렸다...판매자도 10대 청소년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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