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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대체할 직업은 의사·회계사·변호사‥"고소득 고임금 일자리 위협"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16 12:00

수정 2023.11.16 13:04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 ‘AI와 노동시장 변화’
대용량 데이터 처리 능한 AI...소프트 스킬 배워야
팀워크, 사회적 기술, 의사소통 갖춘 근로자 임금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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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수준별 개별 기술의 노출 지수, 한국노동패널 자료 활용. 한국은행 제공
학력수준별 개별 기술의 노출 지수, 한국노동패널 자료 활용. 한국은행 제공

직업세분류기준 AI노출 지수
직업명 AI 노출지수 직업명 AI 노출지수
철도 및 전동차 기관사 100 약사 및 한약사 17
발전 및 배전장치 조작원 100 기타 조리사 17
일반 의사 100 홍보 도우미 및 판촉원 16
한의사 100 치과기공사 14
화학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 100 제빵사 및 제과원 14
가스·에너지 기술자 및 연구원 100 회계 사무원 14
금속·재료 공학 연구원 및 기술자 100 무용가 및 안무가 14
방재 기술자 및 연구원 100 기자 및 언론 관련 전문가 14
인쇄기 조작원 99 아나운서 및 리포터 14
패턴사 98 혼례 종사원 13
재단사 98 개인 생활 서비스 종사원 13
표백 및 염색 관련 기계 조작원 98 오락시설 서비스 종사원 13
생산 및 품질 관리 사무원 98 구두 미화원 13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자 94 재봉사 13
악기 제조 및 조율사 94 제화원 13
통신 관련 장비 설치 및 수리원 94 공예원 13
통신·방송∙인터넷케이블 설치 및 수리원 94 방문 판매원 13
물품 이동 장비 조작원 93 노점 및 이동 판매원 13
물리 및 작업 치료사 93 과실 및 채소 가공 관련 기계 조작원 9
전문 의사 93 계기 검침원 및 가스 점검원 9
검표원 92 수금원 및 신용 추심원 9
기타 목재 및 종이 관련 기계 조작원 91 기타 음식 서비스 종사원 7
선장·항해사 및 도선사 91 매장 계산원 및 요금 정산원 7
로봇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 90 김치 및 밑반찬 제조 종사원 7
환경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 90 산업 안전 및 위험 관리원 7
사진 인화 및 현상기 조작원 89 보건 위생 및 환경 검사원 7
손해 사정사 88 위생사 7
감정 관련 전문가 88 항공기 객실 승무원 7
컴퓨터 하드웨어 기술자 및 연구원 87 선박 및 열차 객실 승무원 7
사회과학 연구원 87 웨이터 7
상품 기획 전문가 87 음료 조리사 6
여행 상품 개발자 87 바텐더 6
광고 및 홍보 전문가 87 청소원 5
건축가 87 가사 도우미 5
건축공학 기술자 87 대출 및 신용카드 모집인 3
토목공학 기술자 87 신발 제조기 조작원 및 조립원 2
조경 기술자 87 우편집배원 2
측량 및 지리 정보 전문가 87 상품 대여원 2
새시 조립 및 설치원 85 기타 판매 관련 단순 종사원 2
건축 석공 85 성직자 2
수의사 85 기타 종교 관련 종사원 2
인문과학 연구원 85 패스트푸드 준비원 1
도장기 조작원 84 주방 보조원 1
도금 및 금속 분무기 조작원 84 장례 상담원 및 장례 지도사 1
목제품 제조 관련 종사원 84 대학교수 1
마케팅 및 광고·홍보 관리자 82 조명기사 및 영사기사 1
회계사 81 점술가 및 민속신앙 종사원 1
변호사 79 가수 및 성악가 0
변리사 79 경호원 0
간호사 78 건물 관리원 0
(한지우, 오삼일(2023), "AI와 노동시장 변화", BOK이슈노트 2023-30호)

[파이낸셜뉴스]인공지능(AI) 기술의 가파른 성장세가 고학력, 고임금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일반의사, 전문의사, 회계사 등 이른바 전문직종의 업무가 AI기술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소프트스킬’ 즉 의사소통이나 팀워크 능력 등 사회적 기술을 가진 인력의 임금이 상승하고, 관련 교육의 중요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16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AI기술 고도화로 고소득·고학력 근로자의 노동시장 내 불안정성이 커졌다. 산업용 로봇, 소프트웨어 등 기존 기술이 단순작업을 수행하던 근로자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한 것과 상반된다. 세탁기의 발명이 ‘빨래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던 시대는 저물고, AI가 일반 의사의 업무량을 급감시키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고용 없는 미래' 우려

보고서는 ‘AI가 생산성 증가를 가져오지만 ‘고용 없는 미래’에 대한 우려를 내포하고 있다‘며 어떤 일자리가 먼저 AI에게 대체될지와 AI가 노동시장과 임금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를 위해 먼저 특허 정보를 활용하여 직업별 AI 노출 지수를 산출했다. 직업별 AI 노출 지수는 현재 AI 기술로 수행 가능한 업무(task)가 해당 직업(occupation)의 업무와 얼마나 겹치는지 나타낸다.

국내 일자리 중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큰 일자리는 약 341만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일자리의 12%에 달한다. 보고서는 AI 노출 지수 상위 20%에 해당하는 직업을 식별하고, 동 직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를 더해 대체 가능성이 큰 일자리 수를 추정했다. 임계점을 상위 25%로 확대할 경우, 해당 일자리는 약 398만개(전체 일자리의 14%)로 늘어난다.

AI 노출 지수가 가장 높은 일자리 즉 AI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으로 △일반 의사(상위 1% 이내) △전문 의사(7%) △회계사(19%), △자산운용가(19%) △변호사(21%) 등이 꼽혔다. 해당 직업의 업무는 대용량 데이터를 활용해 효율화할 수 있다. 반면 △기자(상위 86%) △성직자(98%) △대학교수(98%) △가수 및 성악가(99%)는 AI 노출 지수가 낮았다. 업무 수행에 있어 대면 접촉, 사회적 관계 형성이 필요한 직업의 대체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산업별 기술 정착부터 규제까지 미지수

산업별로 보면, △정보통신업△전문과학기술△제조업 등 고생산성 산업을 중심으로 AI노출 지수가 높게 나타났다. 최근 들어 정보통신업의 무선 네트워크, 제조업의 장비·모니터링 솔루션 등에 AI 기술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직업과 마찬가지로 숙박음식업, 예술·스포츠·여가 등 대면 서비스업의 AI 노출 지수는 상대적으로 낮게 측정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한지우 조사역과 오삼일 고용분석팀장은 “AI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이며 기업의 AI 활용도 여전히 초기 단계”이므로 “현시점에서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제를 붙였다. AI 기술이 미래에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개별 산업에 어떻게 정착할지에 관한 불확실하다는 설명이다. AI 규제가 어떤 방식으로 도입될지도 미지수다.

보고서는 산업용 로봇, 소프트웨어 도입이 지난 20여년 간(2000~2021년) 고용과 임금에 미친 영향을 실증 분석해 AI 기술의 영향을 전망했다. 산업용 로봇은 노출 지수가 10퍼센타일(percentile) 높을 경우 고용 비중이 12%p 줄고, 임금 상승률은 5%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는 노출 지수가 10퍼센타일 높을 경우 고용 비중은 7%p 감소하고 임금 상승률은 2%p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영향력이 AI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던 소프트웨어와 유사하다고 가정할 때, AI 노출 지수가 10퍼센타일 높을 경우, 관련 일자리의 고용 비중은 7%p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이 2%p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인간만이 할수 있는 '사회적 기술' 각광

AI 기술은 다른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는 동시에 일자리를 만들어 낼 예정이다. 세탁기의 발명이 세탁기 수리기사, 배송기사의 업무 창출로 이어졌다.
오삼일 팀장은 “STEM(과학Science·기술Technology·공학Engineering·수학Mathmatics) 기술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할 것으로 예상되나 동시에 소프트 스킬에 대한 수요가 큰 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할 수 없는 일 즉,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회적 기술, 팀워크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 소프트 스킬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소프트 스킬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임금 상승에 있어 더 많은 혜택을 봤다는 연구도 나왔다”며 “여러 이론은 있지만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AI와 노동시장의 관계에 대한 스냅샷을 보여주기 위해 BOK이슈노트를 냈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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